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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반도체·車…물류난에 역대급 수출 발목 잡히나

등록 2021.06.1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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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30개월 만에 100억 달러대

간판 품목 호조 덕에 수출 8개월째 성장

하반기는 기저효과 약화 등 둔화 전망도

물류난도 우려…"내년은 돼야 해소될 듯"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클린룸 내부 모습 (제공=삼성전자)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클린룸 내부 모습 (제공=삼성전자)


[세종=뉴시스]고은결 기자 = 상반기 우리 수출이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선전에 호조를 이어간 가운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낸 2018년 수준의 연간 수출액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다만 수출기업들의 물류 대란 장기화 등으로 하반기 성장세는 다소 둔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날 내놓은 '2021년 5월 ICT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01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특히 2018년 11월(107억9000만 달러) 이후 30개월 만에 100억 달러대에 재진입한 점이 눈에 띈다.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고 단가가 오르며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이 나란히 증가했다.

아울러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 자동차 수출도 선방했다. 친환경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등 차종의 수출이 늘어난 덕이다.

산업부의 '2021년 5월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 대수는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주력모델 판매 호조로 57.5% 늘어난 15만894대로 집계됐다.

수출 금액은 93.7% 늘어난 34억9000만 달러로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대표 품목의 호조에 힘입어 우리 수출은 8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의 '6월 1~10일 수출입 현황'(통관기준 잠정치) 자료를 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액은 172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0.9%나 뛰었다.

정부는 하반기까지 좋은 수출 흐름을 유지해 연간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6049억 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올 하반기 수출 증가세가 상반기보다 다소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단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은 240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하반기 수출액은 약 10% 늘어난 2700억 달러가량으로 '코로나19 기저효과'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원자재 전반의 가격 상승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변수도 여전하다.

[서울=뉴시스]컨테이너 부두

[서울=뉴시스]컨테이너 부두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화하는 전 세계적인 '물류난'이 수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리 수출기업은 물동량 급증으로 선박 부족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수출입물류종합대응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 애로는 선박공급 확대(39%), 운임 지원(33%), 컨테이너 확보(7%) 순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다음 달부터 미주항로에 투입하는 임시 선박을 월 4회로 증편하고, 물류비 특별융자를 신설하는 등 국내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선편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대기업조차 수급 차질을 겪고 해상 운임이 폭등하는 상황"이라며 "항만 적체 등 해소는 내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물류난에 따른 수출에 대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선적·하역 작업의 지연 등은 어쩔 수 없지만 수출 경쟁력 자체가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물동량 증가에 수출이 지연되고 있지만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앞서 국내 항공사가 (화물량 확대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운항한 것처럼, 해상 쪽에서도 (원활한 운송을 위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봤다.

한편 수출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산업도 있다"라며 "이런 수출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부진 품목 산업 내) 중소기업 수출 규모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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