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다가오는 별의 순간…尹 대권 노크 전 '3대 체크 사항'

등록 2021.06.20 05: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선거전 갈수록 '조직' 영향력 쇠퇴…국힘 '플랫폼' 필요성 논란
'이준석 현상' 소멸 가능성…리더십 흔들리면 대권주자 '불똥'
바른정당계 세력화 나설 경우 尹 대권도전 최대 걸림돌될 수도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을 둘러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범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내 갈 길만 가겠다'고 마이웨이 선언했지만 그의 대권 가도는 여러 변수가 있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전 당 조직의 영향력 쇠퇴, '이준석 현상' 착시·소멸, 대선 국면의 바른정당계 세력화가 윤 전 총장의 대권 길목의 난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6월말 등판이 유력시 되는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에 미칠 중요 변수로는 과거와 달리 선거에서 차지하는 조직력의 비중이나 영향력이 떨어지는 추세가 꼽힌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지만 윤 전 총장의 '대선 플랫폼' 역할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만 보더라도 당대표 경선에서 나경원, 주호영, 조경태 등 중진들의 강한 조직력을 이준석 대표가 SNS를 기반으로 한 '공중전'으로 압도하면서 당권을 거머쥔 것도 이전과는 달리 조직 선거 효과나 영향력이 쇠퇴해진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도 조직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이 서울 25개 구청장 중 24개를 차지하고 있고, 180석 가까운 의석을 보유해 전국적 조직망을 총동원했지만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시장에 밀린 것도 민주당의 거대한 조직력이 유권자에 통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코로나 국면에서 비대면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한계나 특성도 조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당의 조직 가동이 유권자 투표에 미치는 힘이 약해지고 있는 추세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야권 관계자는 "선거에서 조직이 가진 영향력은 예전부터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를 꺾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이명박 후보가 당대표를 역임한 박근혜 후보에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선거에서 아무리 큰 조직을 가동해도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선거 승패를 더 이상 '조직 싸움'이 좌우하진 않을 것이란 현실을 받아들이는 기류가 읽혀진다. 이를 위기로 진단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각 의원들의 개별 조직이 가동되더라도 별다른 힘을 못 받고 영향력이 미미하면 당 전체의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당 내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직력이 과거에 비해 약해졌거나 더 이상 당원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의 입장에선 위기로 받아들여 할 사안"이라며 "의원들의 개별 조직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는 당의 조직도 결집이 잘 안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예전처럼 당명이나 기호만 보고 투표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국민들 뿐만 아니라 당원들도 당의 간판 보다는 인물을 중심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associate_pic

[경산=뉴시스]이무열 기자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 상경관에서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초청으로 열린 ‘코로나 이후의 한국과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1.05.31. lmy@newsis.com

이렇게 되면 윤석열 전 총장 입장에서도 굳이 국민의힘 입당에 사활을 걸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전 총장이 사실상 '대권 수업'을 받고 정치인과 다름 없는 행보를 지속하면서도 국민의힘 입당 시점을 구체화하지 않고 계속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정치권의 변화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윤 전 총장이 다른 입주민 피해를 의식해 광화문에 캠프를 차리기로 했지만 당초 공유오피스를 물색했던 것도 실질적으로 당의 조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을 염두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당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대규모의 캠프 인력이나 선거사무실을 두지 않고도 압승했던 것도 윤 전 총장 입장에선 참고할만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윤 전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을 언급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대선주자가 거대 정당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자금력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로부터 선거운동에 필요한 자금을 모금운동 형식으로 마련했던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굳이 정당의 돈을 쓰지 아니더라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측근을 통해 낸 메시지에서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 한자성어까지 인용해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란 입장을 명확히 한 것도 단순한 밀당이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야권에선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저울질하며 늦출 순 있더라도 정당을 신설하거나 제3지대에서 독자 세력화를 도모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현실적으로 대선 국면에서 치열한 네거티브 공세에서 국민의힘 당 밖에 있는 것보다는 당 안에 있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굳이 제3지대에서 거대 양당의 주타깃이 되는 리스크를 안고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대권가도에 국민의힘 내 바른정당계의 세력화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바른정당은 탄핵 사태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개혁보수 성향의 인사들이 만든 정당으로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대표 등이 해당한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의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7. photo@newsis.com

정치권에선 친이계·친박계가 와해된 국민의힘에서 현재 단일·최대 계파는 '유승민계'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선 정확히 말하면 유승민계가 아닌 '바른정당계'의 세력화를 더 주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본인을 중심으로 한 계파 결성을 부인하고 있다. 친유승민계로 알려진 한 의원도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과는 정례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지만 우리 당에 유승민계는 없다"면서 "계파라고 한다면 가장 정점에 보스가 있고 그 밑에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조직이 갖춰져야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대선 정국에서 친문 세력이 강한 입김을 낼 것이라는 관측 속에 야권에선 옛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대선 국면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바른정당계로는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지상욱 원장이 대표적이다. 당 내 최고의 결정권과 대선 전략 수립에 바른정당계가 관여하는 구조인 셈이다.

당대표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에도 바른정당계가 주도한 협동조합 '하우스(how's)'에 참여하는 조합원이 선임됐고,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하마평에 오른 권성동 의원과 유경준 의원도 바른정당 출신이거나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당과 합당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상단에도 바른정당 출신 오신환 전 의원이 참여한다.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당 안팎의 선거에서 잇달아 출사표를 던진 점도 예사롭지 않다. 오신환 전 의원이 4·7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고, 이준석 대표는 6·11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대표로 당선되기끼지 했다. 하태경 의원은 최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대권 담금질을 해온 지 오래다. 

정치권 일각에선 '탈당파의 부활'이란 평가와 함께 국민의힘 당내 권력지형이 바른정당계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만약 대선 국면에서 바른정당계가 전면에 나서 당내 경쟁 구도에서 세력화에 나선다면 기존 친이·친박계 출신 의원들도 새로운 권력지형에 맞춰 바른정당계로 갈아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석열-이준섭' 조합이 대선 정국에서 시너지를 낼 것인지도 예단할 수 없다.

이준석 대표가 기성 정치에 실망한 민심을 파고들어 당세가 약한 청년층을 공략하고 있지만, 일부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견제에 나서 당 내 입지가 아직 불안정한 편이다.

최근 당직 인선을 놓고도 당 안팎에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과거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한기호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선임하자, 공정 원칙에만 치우치다 정작 중요한 인선 기준을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범여권에서도 "문제적 인물(더불어민주당)", "도로새누리당으로 돌아가는 신호탄(정의당)"이라고 혹평하며 날을 세웠다.

일각에선 '이준석 현상'의 착시 현상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 대표 당선 시점을 전후해 당원이 폭증하고 있지만 '이준석 돌풍'의 낙수 효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최근 당원이 급증하는 원인은 '이준석 현상'이 기여한 측면도 있지만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정권교체를 위해선 사실상 유일한 야당이나 다름없는 국민의힘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고 보궐선거 이후 당원이 늘기 시작했다"며 "대선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당원으로 가입하거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당원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향후 당을 끌고 가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흔들리고 내홍을 겪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선주자에게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대선 국면에서 위기관리 능력이나 경선 룰 세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지켜본 후 윤 전 총장이 입당을 결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 총장으로선 불안한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려 검증을 마친 뒤 '버스'를 타는 게 설사 대권가도의 지름길은 아니더라도 리스크 회피에는 유리할 것이란 전략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