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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통합전산망, 코로나 시대 빛났다…피해 통계 한눈·시장 변화 지표

등록 2021.06.23 11: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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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데이터수집 의무화 2년 의미

공신력 인정…출판전산망 롤모델로

[서울=뉴시스]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첫 화면. 2021.06.23. (사진 = 홈페이지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첫 화면. 2021.06.23. (사진 = 홈페이지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Korea Performing arts box office Information System)은 분산된 공연 입장권 예매·취소 정보를 집계해 공연 정보와 통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오는 25일 각 예매처들의 티켓 발권 데이터 전송이 의무화된 지 2주년을 맞는다.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가 공연법 제4조 제43조에 의거해 운영한다. 공연 시장의 투명성 제고 및 기초 데이터 활용을 통해 공연 산업의 중장기적 발전 기반 구축이 목적이다. 현재 예매처 및 공연시설 160여곳에서 공연티켓시장 전체 매출의 97%를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안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2년 구축사업이 시작됐고, 2014년부터 시범운영을 거쳤다.

초반엔 국공립 공연단체와 공공티켓 판매 대행사 등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2018년 12월24일 '공연법' 일부 개정법률이 공포됐고 2019년 6월25일 공연전산망 의무화가 법제화됐다.

초창기엔 예매처와 공연장, 제작사 등이 이견을 보이면서 운영에 난항을 겪었다.

일부 공연 관계자들은 공연전산망 구축을 꺼리기도 했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실패한 작품'으로 낙인찍히는 것이 싫어 티켓 정보를 오픈하지 않으려고 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선공 사례가 공연전산망 구축의 동력 중 하나가 됐다. 2004년 영화 통전망 도입 초기엔 영화 관계자들의 우려가 컸지만, 결국 한국 영화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공연계 역시 공연전산망 이전까지 작품별 누적 관객수와 매출액을 투명하게 알 수 있는 공식 통계가 없었다. 산업으로 정착하는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분야가 산업으로 정착하려면, 통계 데이터 등 여러가지 분석을 통한 시장 투명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email protected]

투자사 관계자는 "객관적 데이터는 시장과 소비 분석의 토대다. 아직까지 공연계가 큰 매력이 있는 시장 구조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활기를 되찾으면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다. 그 가운데 공연전산망이 도움일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9월 본격 운영을 앞둔 '출판유통통합전산망'(출판전산망)도 영화 통전망과 함께 공연전산망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특히 공연전산망이 최근 빛을 발한 건, 코로나19 시기다.

공연계가 얼마나 피해를 입은 지 추정하는데 공연전산망의 데이터가 도움이 됐다. 예컨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작년 3월 공연계 매출은 91억원이었다. 점차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났던 올해 3월 공연계 매출은 208억원이다. 지난해 동기간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더뮤지컬' 국장을 지낸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는 "공연전산망 2년의 의미는 공연 시장의 변화를 측정할 데이터가 쌓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데이터 중 1년 이상의 결과가 코로나19로 일반적인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 공연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데는 무리가 있다"면서 "대신 코로나19가 우리 공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고, 어느 정도 피해를 줬으며 정책의 변화에 따라 공연시장이 변화했는지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살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의 성과는 코로나19의 시장 변화를 세밀하게 관찰하게 해준 기본 데이터가 돼줬다는 데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점차 공연전산망은 공신력을 인정받는 모양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공연'을 검색하면 날짜순·인기순과 장르별로 카테고리를 나눠서 볼 수 있는 창이 생기는데, 공연전산망이 최근 연동돼 생긴 것이다. 

[서울=뉴시스] 네이버 '공연' 검색. 2021.06.23. (사진 =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네이버 '공연' 검색. 2021.06.23. (사진 = 캡처) [email protected]

예경은 공연전산망 활용 촉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 '월간 공연전산망'을 론칭했다. 공연전산망 및 유관기관, 예매처 등의 협조를 통해 공연시장 데이터를 쉽고 포괄적으로 해설하기 위해 기획했다. 시의성 있는 공연시장 이슈와 담론을 담아 월 1회 발행한다.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가 편집장을 맡았다.

이와 함께 공연전산망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 공연시장의 문제점과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빅데이터 분석 공모전'(결과 최종 발표 9월17일)도 개최하고 있다.

김도일 예경 대표는 "공연 소비자에게는 블로그와 SNS, 유튜브를 통해 관람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현장 종사자에게는
공연시장 심층 분석과 활성화를 위한 공모전, 컨퍼런스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점진적으로 공연별 정보 제공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2000년 초반 영화통전망이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을 이끈 것처럼 공연전산망이 한국 공연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연전산망의 데이터는 공연 시장의 규모를 객관적으로 알게 해줄 뿐만 아니라, 시장의 흐름이나 트렌드를 읽어내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박병성 편집장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오픈된 데이터를 통해 많은 연구자나 공연 관계자가 공연 시장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고, 원래의 목적인 동일 지표에서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는 기능을 서서히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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