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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실패에 고개 숙인 文정부, 6개월 만에 말바꿔(종합)

등록 2021.06.24 16: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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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부동산 폭등 거듭 죄송"…국회 대정부질문서 사과
"부동산 해법 있으면 훔쳐오고 싶은 심정…능력부족 자탄"
임기말 지지층 이탈 현상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여
美 주간지, 부동산 정책 지적…"지지율 급락 부동산 스캔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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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1.06.24. (공동취재사진)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실상 시인한 점에서 문재인정부의 변화된 부동산 인식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개월 전 부동산 투기를 잡는데 자신감을 보였던 정부가 부동산 가격 폭등에 상처 받은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며 태도를 바꾼 것이다.

김 총리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바짝 자세를 낮춘 것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사과한 것의 연장선으로 우선 해석된다.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아쉬움을 토로했던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자신감으로 일관했던 과거의 태도에서 벗어나려는 분위기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정부의 인식변화는 임기말 지지층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지난 23일 경제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주택 가격 상승 문제 지적에 "여러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부동산 가격 폭등 때문에 상처 입으신 데 거듭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부동산 투기 문제 대책에 관해 김 총리는 "부동산 투기와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정책을 어디 훔쳐오기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모두 다 이 수렁에서 빠져나오고 싶지만 빠져나올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제 능력의 부족함을 자탄하고 있다"고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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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2021.05.10. scchoo@newsis.com

김 총리의 이러한 답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사태로 정부 부동산 정책 신뢰성을 잃었다는 '자기 고백'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의지와는 별개로 내부에 만연했던 투기로 인해 현장에서의 정책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데 따른 사과와 함께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날 문재인 정부 4년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 결과 정부 출범 시점 대비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이 79%나 됐다며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를 주장했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17% 상승 수치와는 간극은 존재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왔던 것과 상반된 인식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공개사과 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첫 공개 사과였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첫 사과는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을 변창흠 장관으로의 교체를 계기로 이뤄진 공공임대주택 등 공급 중심의 부동산 정책 전환과 함께 맞물려 주목됐다. 하지만 LH 발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태가 터지면서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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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타임(TIME)지 화상 인터뷰를 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 왼쪽은 타임지 표지, 오른쪽은 타임지 인터넷판 게재 사진.  2021.06.24. (사진=타임지 홈페이지 캡처 제공) 2021.06.24. photo@newsis.com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2019년 11월 MBC 국민과의 대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2020년 1월7일 신년사) 등 임기 내 부동산 문제에 강한 자신감을 유지해왔던 것이 야당의 정부 비판 공세의 소재로 반복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셋값 인상 논란으로 경질된 김상조 전 정책실장의 후임에 오른 이호승 정책실장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 실장은 지난 4월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청와대도 더불어민주당처럼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실망하고,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것(정책의 어려움)이 한국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풀리고, 그로 인해 자산 가격이 실물과 괴리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이후 4·7 재보궐 선거 결과 민주당이 참패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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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타임(TIME)지 화상 인터뷰를 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화상 인터뷰를 하는 모습. 2021.06.24. (사진=청와대 제공) 2021.06.24.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은 지난 5월10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이 남는 국정 운영상 판단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부동산 가격 안정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라면서 "부동산 부분 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거기에 더해 LH 비리까지 겹쳐지면서 지난번 재보궐 선거에서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며 "정말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만큼 심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지난 9일 문 대통령을 인터뷰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부동산 투기를 비롯한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서 찾았다.

타임은 "5월 초 그(문 대통령)의 국내 지지율은 급락해 35%에 그쳤다. 이는 부패한 부동산 스캔들 때문"이라며 "서울 내 일반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문 대통령의 임기 동안 59만 달러에서 106만 달러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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