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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국뽕'·K신파 걷어낸 류승완표 묵직한 탈출극…'모가디슈'

등록 2021.07.24 05:02:00수정 2021.08.02 09: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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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모가디슈'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7.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베를린'·'베테랑' 등을 연출한 히트 메이커 류승완 감독이 주특기인 액션의 힘을 빼고 남북의 생존 드라마를 들고 관객을 찾아왔다. 남과 북의 이야기때 애국 코드인 일명 '국뽕'(국수주의)이나 K-신파와도 거리를 뒀다. 아프리카를 무대로 내전의 먹먹한 울림과 필사의 탈출을 담은 '모가디슈'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고립된 남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탈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영화의 시대 배경이 되는 1991년은 대한민국이 유엔(UN) 회원국에 가입하지 못했던 시기였다. UN 가입을 위해 대한민국과 북한은 각자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투표권을 가장 많이 가진 아프리카에서 외교 총력전을 펼친다.

대한민국에서는 한신성 대사(김윤석)와 안기부 출신의 정보 요원 강대진 참사관(조인성)이, 북한에서는 림용수 대사(허준호)와 태준기 참사관(구교환)이 UN 회원국 가입을 위해 사활을 건다.

당시 북한은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우리나라보다 20년 앞서 대외 외교를 시작했기에, 외교적 우세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은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치며 국제 사회에 인정받기 시작한 때다.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뻔히 아는 남북은 꼼수와 공작 속에 외교전을 이어간다.

그러던 그때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북한은 믿었던 정보원을 앞세운 반군에 대사관을 침탈당하는 위기를 맞는다. 우호국인 중국 대사관의 상황이 여의치 않자 마지막 선택으로 남한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긴장감이 감도는 동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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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모가디슈'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7.23 photo@newsis.com



날카롭게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는 유대가 느껴지지만 남북 관계를 둘러싼 정치색은 걷어내 불필요한 논쟁은 사전에 차단했다. 영화의 초점은 필사의 생존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오직 생존을 위해 한배를 타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뜨겁게 그린다. 여기에 소말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벌이는 내전과 위기 속에서 피어난 휴머니즘이 먹먹함을 더한다.

드라마가 강조된 장르지만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총격전과 카체이싱은 숨 막히는 액션 시퀀스로 긴장감을 선사한다. 무거운 설정에도 잃지 않은 소소한 유머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마치 내전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 같은 날 것의 생생함을 구현해 영화를 보는 내내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전쟁의 참혹함은 물론 이를 맞닥뜨린 인물들의 공포와 불안, 안타까움이 뒤섞여 오랜 여운을 남긴다.

영화는 코로나19 확산 전 여행금지 국가인 소말리아 대신 모로코 현지에서 촬영을 마쳤다. 100% 올로케이션을 진행하며 웅장한 분위기를 구현, 이국적인 풍광 자체가 영화 속 또 하나의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가벼운 오락물은 아니다. 묵직한 시대적 배경과 설정이 스크린을 장악하는 가운데 리얼리티를 살린 절제된 감동이 흥행 성적에는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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