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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잊을 만하면 터지는 남혐 논란에 '골머리'

등록 2021.07.26 11: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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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남혐 논란 이후 BBQ·무신사·스타벅스RTD 등 전방위 확산

식품업계의 민감한 대응도 SNS 남혐 논란 키우는 요소로 분석

식품업계, 잊을 만하면 터지는 남혐 논란에 '골머리'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지난 5월 GS25 편의점 캠핑 관련 홍보 포스터가 공개된 이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상에서 불거진 남성혐오(남혐) 표현 논란이 잊을 만하면 또 다시 재발하고 있어 식품·유통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GS25의 남혐 표현 논란이 불거진 이후 남혐 의혹이 제기된 곳은 BBQ, 무신사, 농심, 오비맥주 핸드앤몰트, 교촌치킨, CU, 랭킹닭컴, 스타벅스RTD 등이다. 이들 기업들은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해당 이미지에 대한 발 빠른 조치를 취했다.

식품·유통업계는 기획 의도와 전혀 다르더라도 실적 악화를 우려해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과도한 대응으로 남혐 논란을 더욱 키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남혐논란은 5월 초 GS25의 이벤트 포스터에 손가락 모양과 소시지 등의 이미지가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표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서 촉발됐다.

이를 지적한 네티즌들은 GS25의 포스터가 페미니즘 커뮤니티(매갈리아)와의 연관성을 주장하며 GS25의 불매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남성들의 불매운동 조짐이 커지자 GS25 점주들의 항의가 본사로 향하기도 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GS25는 불매운동을 막기 위해 포스터를 수정하고 조윤성 GS리테일 대표이사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남혐을 조장하기 위해 기획, 표현된 포스터가 아니었지만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초강수를 둔 셈이다.

이후 네티즌들은 남혐 표현 논란으로 볼 여지가 있는 광고물 찾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 만들어진 광고물은 물론 예전 광고물까지 남혐으로 볼 수 있는 광고물을 검색, 인터넷에 올리고 기업에 대한 실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논란이 크게 확대된 기업은 식품·유통기업뿐만 아니다. 일반 기업들은 물론 지자체나 관공서 홍보물에까지 네티즌 수사대에 눈에 포착된 남혐 광고물은 기획 의도와 상관없이 표적이 됐고 기업들은 이를 수습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이미지를 수정하거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곳도 다수다. 이들 기업들은 관리·감독 못 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는 표현을 빌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 이미지 추락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스타벅스 캔커피 제품 중 하나인 더블샷 에스프레소 크림 제품이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속 캔커피를 쥐려는 손의 그림자가 남혐을 의미하는 포즈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SNS상에 제기된 것이다.

이 제품은 동서식품이 2005년부터 스타벅스 브랜드 RTD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 코리아와는 관련이 없는 브랜드로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이다.

논란이 일자 스타벅스RTD는 인스타그램에서 해당 게시물을 내린 뒤 SNS 마케팅 담당자 명의로 사과문을 냈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 어떠한 의도도 없었지만 특정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문제가 제기돼 논란의 여지를 방지하기 위해 콘텐츠를 삭제했으며 이로 인해 오해와 논란을 일으킨 점을 사과한다'는 내용이 요지다.

일각에서는 해당 혐오 논란이 남녀 전체 갈등이 아닌 일부에 국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과도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남혐 찾기 놀이가 돼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5월 자신의 SNS에 "일베(일간베스트)랑 메갈이 싸우는 게 젠더 갈등인가"라며 젠더 갈등을 과도하게 부추기고 일부 싸움이 아닌 남녀 전체 성 대결로 확대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과도한 대응으로 남혐 논란을 더욱 키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네티즌의 지적이 나오면 사과문을 올리고 광고를 수정하는데 급급하다보니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최근에는 남혐찾기 놀이가 SNS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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