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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올림픽 중계 방송 사고 논란...전문가들 "방송 경쟁 참사"

등록 2021.07.26 18: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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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사장 "올림픽 정신 훼손 사죄" 대국민 사과
"우크라이나·루마니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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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에서 올림픽 방송사고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MBC 제공) 2021.07.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박성제 MBC 사장이 연이은 올림픽 방송사고에 직접 나서 사과했지만 일각에서 허울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 사장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며 이를 6회 가량 언급했지만 시스템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은 내놓지 못했다.

박 사장은 2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전파를 타 지탄받은 사진과 자막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사장은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묻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사장은 대대적인 쇄신 작업도 하겠다고 말했다. 방송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규정을 한층 강화하고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을 만들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사장은 데스킹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세 차레나 언급하며 시인했다. 데스킹은 언론사에서 부장이나 국장·차장이 취재기자들의 기사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박 사장은 "데스킹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안 이뤄진 게 문제다. 데스킹이 부실하게 이뤄졌고, 마지막에 일이 몰리면서 (해당 문제가) 발생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MBC가 올림픽 중계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도 '조세회피지로 유명',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 '오랜 내전으로 불안정', '살인적 인플레이션' 등 각 참가국을 폄하하는 자막을 사용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주의'를 받았다. 방송이 국제친선과 이해의 증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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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제가 된 도쿄 올림픽 개막식 소개 장면 중 일부. 우크라이나를 소개하며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모습을 담았다. 1986년 4월 발생한 이 사고는 우크라이나 키예프 북쪽,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 위치한 제4호기 원자로가 폭발해 벌어졌다. 방사선 피폭으로 최소 56명이 사망했고, 20만여 명이 사고 정화 및 복구 작업에 투입돼 평균 100밀리시버트(mSv)의 방사선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1.07.23. (사진=방송화면 캡처) photo@newsis.com


이날 현장에서는 2008년 이후 데스킹 과정 등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13년간 유의미한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한 듯 보였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그런 부분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조사 중이다. 완벽히 판단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사안에 대해 조사하는 게 우선적이다. 1차 조사는 돼 있지만 올림픽 끝나는 대로 2차 조사 결과를 통한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이번 사안의 후속 조치에 대해서만 답했다.

전문가들은 격화되는 방송 경쟁 환경이 부른 참사라고 지적한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MBC가 중계 방송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다. 현재 시스템 매뉴얼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홍수가 나면 외려 물이 필요하다. 씻을 물, 먹을 물이 없다. 정보의 바다(인 시대다) 이 순간은 정제된 고퀄리티(질 좋은) 정보가 필요하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정보보다 차별화된 정보를 주는 게 공중파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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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제가 된 2008년 MBC 올림픽 중계 화면(사진=방송화면 캡처)2021.07.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일각에서는 국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염려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대 국가로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안들이다. 전파라는 건 공기다. 그 나라 정부 차원에서 항의할 수 있는 사안이다. 국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 국가가 나서야 할 정도의 문제"라고 봤다.
 
박 사장에 따르면 현재 MBC는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전달한 상태다. 아이티 대사관은 국내에서 철수한 관계로 아직 사과 서한을 전달하지 못했다.

앞서 MBC는 지난 23일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사용하고, 엘살바도르 소개 시에는 비트코인, 아이티 소개 시에는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해당 논란은 국내 언론과 대중은 물론 미국의 CNN, 뉴욕타임스, 영국의 가디언 등 해외 언론까지 가세해 비판에 열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지난 24일 입장문을 내고 문제의 영상과 자막에 대해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다"며 "하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MBC는 전날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인 한국과 루마니아 간 경기를 중계하면서 광고 중 자책골을 기록한 상대 팀의 마리우스 마린 선수에 대해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화면 우측 상단부에 삽입해 다시 비판받았다.

이어 MBC의 올림픽 중계에 대한 비판이 증폭되자 결국 박 사장이 직접 나서게 됐다.

한편 현재 방송심위위원회에는 이와 관련한 민원이 158건 접수된 상태다. 다만 위원회 구성이 아직 끝나지 않은 관계로 해당 민원들은 사무처 검토 중에 있다. 현재 위원회가 7인만 위촉된 '반쪽 출범'이기 때문에 사실상 심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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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제가 된 MBC의 자막. "고마워요 마린"(사진=캡처)2021.07.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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