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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경고에도 백제 공방 '갈 때까지 간다'

등록 2021.07.27 11: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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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측 "본인들이 마이너스, 우리는 안 굽힐 생각"

이낙연 측 "뺨 다 때려놓고 하지 말자는 얘기랑 똑같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간 이른바 '백제 발언' 공방이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두 진영은 선관위 다음날 상호에 대한 비난을 재개했다. 사생결단식 싸움에 양측의 감정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재명 캠프는 이 전 대표의 악의적 공세를 비판했다.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 출연해 "그 캠프의 대변인이나 후보나 모든 사람들이 언론인 출신이 많은데 그렇게 편집해서 표현하는 것은 대단히 왜곡"이라며 "이 지사의 선의를 악의로 갚는 전형적인 과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 지사의 백제 발언에 대해선 "한마디로 이낙연 (전) 대표가 잘 되는 것이 호남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 진심의 말로 잘 되길 기원했던 말의 일부분을 떼어내서 지역주의 조장으로 몰고 가는 것은 정말 편협한 왜곡"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확장성을 언급한 것이 결국 '호남 불가론'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확장력 근거를 지역으로 둔 것이 아니라 실력과 능력, 그 다음에 청렴, 그리고 위기대처능력 능력으로 분명하게 발언했다"며 "지역주의를 근거로 그 사람이 확장력이 있냐 없냐로 발언한 적은 전혀 없다. 전형적인 견강부회고 왜곡"이라고 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실은 지역주의 최대 피해자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온몸을 던진 대통령이었다"며 "지역주의를 얘기할 때마다 두 분의 대통령을 소환해서 상대방 후보를 비판하거나 윽박지르는 것은 제가 보기에 진정한 검증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낙연 캠프 측도 이 지사의 지역주의 부추기를 비난했다.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은연중에 지역주의에 기초한 선거전략을 평소에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이번 인터뷰에서 강하게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쿨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이 오히려 논쟁을 빨리 끝내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지사의 '백제' 발언 인터뷰에 대해서는 "인터뷰 뒷부분에 '상황이 달라졌다. 지역적, 전국적 확장력은 저에게 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출신이) 특정 지역이니까 (확장이) 힘들다는 논리를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것은 인터뷰를 읽은 분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 지사 본인의 본의가 왜곡됐다면 표현을 잘못하신 것"이라며 "저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할 분들은 지역주의에 기초한 대선전략이나 선거캠페인 자체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여부에 대해선 "20년이 지난 지금 이 전 대표 말고 반대표를 행사한 다른 의원이 있다면 왜 나타나지 않겠나. 여러가지 정황이나 정치적 양심을 걸고 반대했다고 수차례 명백히 밝혔는데도 거짓말로 몰고 가는 것은 전형적인 네거티브"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오는 28일 당 지도부가 경선 후보간 네거티브 자제를 위해 마련한 원팀 협약식 개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이 지사 측은 의도적인 사실왜곡, 조작, 명백한 흑색선전에 대해 당이 해당 캠프나 인사를 제재한다는 내용이 후보간 협약문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경기도 공무원 선거개입, 영남 역차별, 탄핵 반대, 백제 발언 등에 대한 사실 검증을 위한 '대리인 1대1토론'을 요구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각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을 불러 네거티브 공방을 멈추지 않으면 제재하겠다고 엄중 경고한 바 있다.

이상민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선을 넘은 볼썽사나운 상호 공방을 즉각 멈춰줄 것과 그 이상 되풀이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며 "민주당다운, 경선 과정에 있어서 진정성 있고 치열하고 나이스한 경선이 되도록 적극 동참하고 협조해달라. 만약 그렇지 않으면 선관위로선 엄중히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상호 공방은 당 내외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많다"며 "예컨대 적통이라든가, 박정희 찬양이라든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이라든가, 지역주의 등 논란은 그 경위가 어떠하든 간에 그 상호 공방 자체만으로도 매우 퇴행적이고 자해적"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두 후보 캠프는 서로 불쾌감을 감추지 않는 모양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뉴시스에 "우리는 덕담을 해줬는데 저쪽에서 지역주의 감정을 건드렸다"면서 "본인들이 마이너스다. 저쪽 네거티브가 잘 안 먹히는 걸로 보인다. 만약 저쪽이 끝까지 가자고 하면 우린 안 굽힐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뉴시스에 "이재명 캠프는 우리가 지역주의를 조장했다고 주장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한다"며 "어불성설도 이런 어불성설이 없다. 네거티브 하지 말자는데 뺨 다 때려놓고 하지 말자는 얘기랑 똑같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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