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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반발 왜 계속되나①]경기도에 불어닥친 반대 움직임

등록 2021.08.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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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안양·성남·시흥 등 도내 곳곳에서 혁신학교 반대
학부모 지역주민 학교 앞 현수막 걸고 근조화환 배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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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변근아 기자= 경기 과천 A초등학교 앞에 혁신학교 추진 결정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내걸은 현수막과 조화가 놓여있는 모습. 2021.7.22. gaga99@newsis.com

[수원=뉴시스]변근아 기자 = 지난 달 22일 경기 과천시 한 초등학교 학교 정문 앞으로 수십 개의 근조화환이 설치됐다.

학교 주변 담벼락에는 ‘원치 않는 혁신폭력’, ‘ㅇㅇ초가 니꺼냐? 혁신학교 결사반대’, ‘학부모 시체밟고 진행하라’ 등 문구가 적혀 있는 10여 개의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었다.

학부모 반대가 높음에도 혁신학교 신청을 추진하는 학교를 규탄하겠다며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를 찾아 교장과의 면담 등 항의 방문을 이어가기도 했다. 결국 A초등학교는 혁신학교 지정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내년도 신규 혁신학교 지정 신청을 두고 경기도내 곳곳에서 혁신학교를 추진하려는 학교들과 학부모, 지역주민 간 마찰이 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혁신학교는 2009년 공교육 혁신을 목표로 김상곤 당시 경기도교육감이 주도해 처음 만들어졌다.

지식 암기 및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과 토론·체험 중심의 교육을 목표로 한다.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하자는 취지다.

아울러 민선 2~3기를 거치며 혁신학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등 민주적 학교 문화를 혁신하자는 데까지 그 의미를 발전시켰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지역 문화, 환경 등을 반영해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가로 ▲학급당 학생 수를 일반 학교 배치 기준에서 2명 감축 ▲교사 정원 30% 범위에서 교사 초빙 가능 ▲혁신학교 시기별 2000만~5000만 원 재정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초등학교 7곳, 중학교 6곳 등 도내 13개 학교에서 시작한 혁신학교는 해마다 그 수를 늘려 올해 931개 초·중·고교로 몸집을 키웠다. 도내 전체 학교 수가 2446개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38.1%를 차지한다. 4개 가운데 1개 학교는 혁신학교인 셈이다.

이처럼 혁신학교는 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획일적 교육에 벗어나 체험·토론·참여 위주 수업이라는 특성에 혁신학교 도입 초기 학부모들도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또 혁신 열풍은 경기뿐만이 아닌 서울, 광주, 전남, 강원 등으로 퍼져 각 교육청에서 경기도를 벤치마킹해 저마다의 혁신학교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혁신교육이 시작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도내 교육현장에서는 오히려 혁신학교 반대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 소위 명문학군 지역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서초 등 지역에서 혁신학교 반대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혁신학교의 출발지라고 할 수 있는 경기도에서까지 이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격화하고 있다.

이는 도교육청이 2022학년도 3월 1일 자 신규 혁신학교 지정 신청을 받는 기간 동안 고스란히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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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변근아 기자= 과천 A초등학교 앞에 혁신학교 추진 결정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내걸은 현수막과 조화가 놓여있다. 2021.07.22. gaga99@newsis.com

도내 각 교육지원청은 지난달 말까지 각 학교로부터 신규 혁신학교 지정 신청을 받았다.

혁신학교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각 학교에서 교직원의 혁신학교 신청 동의율 조사, 학부모 동의율 조사를 진행한 뒤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심의를 거쳐 지역교육지원청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교육지원청은 신청한 학교를 심의 및 추천해 도교육청에 보고하고, 도교육청에서 최종 심의를 거쳐 10월 중 혁신학교 지정 여부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대 여론이 확산하며 일선 학교들은 학부모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부터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반발이 크게 일었던 곳은 안양시 동안구다. 이곳 학교 20여 곳은 이달 초 신규 혁신학교 신청 계획을 추진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했다.

안양 A초등학교의 경우 혁신학교 추진을 위한 설문조사 진행해 높은 학부모 찬성률을 받고 학운위에서 혁신학교 신청을 가결했다가 뒤늦게 제대로 된 조사가 아니었다는 학부모들의 항의 방문 등이 이어짐에 따라 2차 설문조사 및 심의를 진행, 결국 혁신학교 신청을 취소했다.

또 다른 B중학교는 혁신학교 신청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가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이 학교 앞 현수막 등을 걸며 반대에 나서 학운위에서 최종 부결을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한 중학교는 ‘비민주적으로 혁신학교를 강행하려는 중학교 교장을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에까지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안양뿐만이 아니다. 인근 과천·수원·성남·시흥 등 도내 곳곳에서 반발은 이어졌다.

수원의 C초등학교의 경우 학운위를 열고 혁신학교를 신청하기로 가결했으나, 학부모들의 반발이 이어지며 결국 혁신학교 신청을 포기했다.

시흥의 D중학교도 학부모 대상 혁신학교 신청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된 뒤 학교 앞에 근조화환이 설치되는 등 지역주민과 학부모의 거센 반발에 학운위를 열고 혁신학교 신청을 부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해 혁신학교를 신청하는 것이 어떨까 해 학부모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반대가 높아 포기했다"면서 "앞서 서울에서 혁신학교를 두고 난리가 났던 것을 봤지만 경기도에서까지 혁신학교에 대한 반발이 이렇게 심하다는 것에 놀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은 "관련 사안들에 대해서는 교육지원청에서도 내용을 파악하고 있으며 학교에는 학부모와 교직원 등 교육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혁신학교 신청을 하도록 했다"며 "일부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 설명회 등 지원을 요청할 경우 교육청 차원에서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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