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극심한 코로나 고통, 누가 더 받나…'20대·여성·저소득층'

등록 2021.08.19 15:09:2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팀 연구 결과

코로나19 정신건강·사회심리 영향평가

[서울=뉴시스]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1.08.19

[서울=뉴시스]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1.08.19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20대 젊은층과 여성, 저소득층이 다른 연령대와 계층에 비해 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팀은 올해 3월 26일부터 4월29일까지(청소년 4월22일~6월4일) 전국 광역시 거주 성인 및 14세 이상 청소년 1150명(청소년 85명)을 모집해 ‘코로나19 공중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우울 ▲불안 ▲사회적지지 ▲생활 장애 ▲불면증 ▲자살경향성 ▲질병 취약성 인식 ▲백신 접종 의지와 백신 선택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와 예방 행동, 코로나19 관련 염려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 등을 설문 조사했다.

조사 결과 우울과 불안 지표는 코로나19 유행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악화됐다. 우울, 불안, 불면, 자살경향성 등 주요 정신건강 지표는 20~30대 젊은층과 여성에서 더욱 낮게 나타났다.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우울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다. 중증 이상 우울 위험군에서도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40.2%)을 보였다.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불안 평균 점수가 5.1점으로 가장 높았다. 중증 이상 불안 위험군에서도 20대가 가장 높은 비율(19.6%)을 보였다.

또 여성이 남성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불안 등을 더 많이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과 여성의 우울 위험군 비율은 코로나19 유행 전 10.1%, 10.4%(평균 점수 각각 3.3, 3.7)에서 코로나19 유행 후 24.4%, 31.5% (평균 점수 각각 5.9, 6.5)로 각각 증가했다. 남성과 여성의 불안 위험군 비율은 4.2%, 5.8%(평균 점수 각각 2.0, 2.5)에서 11.5%, 16.6% (평균 점수 각각 3.7, 4.6)로 각각 늘어났다.

저소득층(가계소득 300만원 이하)은 우울과 불안, 사회적지지, 생활장애 정도, 불면, 자살경향성 등 정신건강지표가 전반적으로 낮아 심각한 상태였다. 코로나19 유행 후 중증 이상 불안 위험군은 월수입 150만원 미만 군과 300만원 미만 군에서 각각 23.6%, 19.1%(평균 점수 각각 5.8, 4.9)로 전체의 42.7%를 차지했다. 중증 이상 우울 위험군은 월수입 150만원 미만 군과 300만원 미만 군에서 각각 40.7%, 36.5%(평균 점수 각각 9.5, 7.5)로 77.2%에 달했다.

조사 대상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지는 전체 참여자의 평균 점수가 4.1점(5점 만점)으로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점수가 높을수록 백신 접종의지가 강하다고 해석했다. 백신 선택의 중요 기준으로 인식한 것은 부작용 발생률, 예방효과, 면역효과 지속기간 등이다.

50대 이상 고령층에서 사회적 거리두기(50대 4.4점, 60대 4.6점)와 마스크 쓰기, 손씻기 등 코로나19 예방 행동 의지가 가장 강했고, 코로나19 관련 염려(50대 2.1점, 60대 1.9점)도 가장 많았다. 점수가 낮을수록 코로나19에 대한 염려를 많이 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조사 참여자들은 심리·사회적 지원 가운데 전체 응답자의 70.1%는 가족의 지지라고 답했다. 이어 경제적 지원(45.0%), 정부·지역사회의 정확한 정보전달(42.5%) 등의 순이었다.

백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우울, 불안, 자살생각 등 정신건강 문제가 전 연령과 계층에서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젊은 층과 여성, 그리고 저소득층이 더욱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도 지난해 가을부터 자살이 급증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양육부담 증가와 비정규직, 실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며 "젊은층, 여성, 저소득층의 고통이 큰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원 강화와 함께 이들의 정신건강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실무를 총괄하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한선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원구원이 발주한 코로나19 정신건강·사회심리 평가의 1차 양적조사로 현재 2차 양적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은 확진자, 자가격리자, 자영업자, 노인, 장애인, 외국인, 임산부 등에 대한 질적 인터뷰를 분석 중"이라면서 “근거 기반의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한국형 재난정신건강서비스 모델과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