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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진실을 말하면 믿어줄까…영화 '좋은 사람'

등록 2021.08.27 0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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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좋은 사람' 스틸. (사진=싸이더스/KAFA 제공) 2021.08.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좋은 사람' 스틸. (사진=싸이더스/KAFA 제공) 2021.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영화 '좋은 사람'은 담임교사 '경석(김태훈 분)'이 교실 도난 사건과 딸의 교통사고 범인으로 의심받는 학생 '세익(이효제)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의심과 믿음,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한 남자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올바름이란 무엇이고, 좋은 사람이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고등학교 교사 경석의 반에서 지갑 도난 사건이 발생한다. 같은 반 학생은 세익이 빈 교실에서 옷을 뒤지는 것을 봤다고 증언하고, 서랍에는 빈 지갑이 발견됐다. 경석은 쉽게 재단하지 않는다. 세익을 불러 어떤 말을 해도 믿을 테니 진실을 말하라고 한다. 하지만 세익은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담임의 요구에 구체적인 답변 없이 무조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날 밤 학교에 같이 동행했던 경석의 어린 딸 윤희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세익은 다시 한번 범인으로 지목된다. 세익이 학교 근처에서 윤희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CCTV에 잡혔고, 사고 운전자는 세익이 윤희를 갑자기 밀었다고 주장한다.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모든 정황은 세익을 가해자로 몰아간다.

침착함을 잃지 않던 경석은 자신의 딸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자 흔들린다.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세익을 쫓기 시작한다. 이성을 잃은 그는 폭주하기 시작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분노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의문을 갖는다.

영화는 주인공 경석이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경석이 내린 판단의 무게가 가볍지 않기에 쉽게 결론짓지 않고 평가하지 않던 경석이 비극적인 사건을 연이어 당하며 무너지는 모습은 공감을 산다. 이야기가 흘러갈수록좋은 사람에 대한 정의는 옅어지고, 믿음과 도덕, 선행과 악행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옳고 그름과 진실을 묻는 소재와 주제는 이제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흡입력이 있다.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여온 김태훈은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깊은 고뇌와 번민을 표현하며 딜레마에 빠진 경석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영화를 연출한 정욱 감독은 "가려진 진실 앞에 놓인 연약한 한 인간의 딜레마를 담고 싶었다"며 "그 딜레마 안에서 내린 차선의 선택들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오는지, 또 좋은 사람이란 무엇이고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 질문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상과 한국영화감독조합상-메가박스상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작품이다.

9월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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