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성희롱 의혹' 반박한 홍대 교수…"비슷한 말도 안했다"

등록 2021.09.15 10:37:18수정 2021.09.15 10:43:5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터무니없는 주장…반박하기도 어려울 정도"

"경찰이나 검찰에 고소해라…법정 나설 것"

공동행동, 성희롱 등 의혹 제기 후 진실공방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지목된 홍익대학교 미대 A교수 제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에 대한 인권유린 진실을 밝히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2021.09.1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지목된 홍익대학교 미대 A교수 제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에 대한 인권유린 진실을 밝히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2021.09.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홍익대학교 미대 교수가 해당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이번 의혹을 제기한 학생들에게 자신의 명예를 그만 실추시키고 만약 주장이 사실이라면 공식적인 법적 대응을 할 것을 요구했다.

15일 홍익대 미대 A교수는 4장 분량의 공식 입장문을 통해 "너무나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하니 일일이 반박하기도 어려울 정도"라며 "학교 측의 진상조사 등에 당당히 참석해서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저의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A교수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후 몇 번이나 다이어리를 다시 열어보고 기억을 되짚어 보는 등 지나온 저의 삶을 돌아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공격을 받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며 "제가 강의실 등에서 성희롱과 폭언을 계속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A교수는 "처음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 남학생은 3~4명뿐이었고 대부분이 여학생들이었다"며 "'조금만 잘못해도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강의실에서든 작업실에서든 항상 긴장을 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대는 강의평가 익명 설문에서 '국적·종교·성별·전공·소속 등과 관련한 차별적 언행의 유무'를 묻는데 제가 강의한 4년 총 43개 과목에서 단 1명의 학생도 그런 사실이 있다고 답변하지 않았다"며 "저들이 주장하는 N번방 발언과 '밝히게 생겼다' 등 성적 발언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지목된 홍익대학교 미대 A교수 제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에 대한 인권유린 진실을 밝히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2021.09.1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지목된 홍익대학교 미대 A교수 제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에 대한 인권유린 진실을 밝히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2021.09.13. [email protected]

A교수는 "저들이 주장하는 '(성관계를 위해) 날을 잡자'는 발언의 근거로 추측되는 상황이 있다"며 "지난 4월 한 졸업생이 연락을 해서 함께 점심을 하고 3~4시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밝혔다.

A교수는 "그 때 둘 다 담배를 피울 곳이 없어 오후 2시쯤 제 차를 타고 망원동 고수부지에 갔는데 그 졸업생의 이야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며 "날을 잡자는 것은 성적으로 부담스러운 대화가 계속되는 자리를 피하기 위해 '다음에 보자'는 취지로 건넨 인사치레였지, 성관계를 위한 날을 잡자는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들이 주장한 '영향력 있는 사람과 잠자리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언젠가는 나랑 잘 것 같지 않느냐' 등과 비슷한 말조차 꺼낸 적이 없고 해당 졸업생과도 이후 연락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A교수는 "지난 며칠은 제게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며 "누구보다 사랑했던 제자들이 저의 인격을 짓밟는 상황을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변에서도 '성희롱 사건은 남자가 절대 못 이긴다. 포기하라'는 말을 많이 했지만 설령 교단을 떠난다고 해도 왜곡과 선동에 밀려 떠날 수는 없다"며 "제보자가 10명이라는 등 숫자만 늘어놓으면서 제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주장이 사실이라면 즉각 경찰이나 검찰에 고소하기를 바란다. 저는 당장 내일이라도 법정에 나설 자신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근거 없는 왜곡으로 저를 계속 공격한다면 제가 먼저 고소·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학교 측의 진상조사와 성평등센터의 조사에 당당하게 참석해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제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홍익대 학생 등으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 측은 지난 8일 학생 상대 성희롱 및 인권유린 등 의혹을 받는 A교수의 즉각 파면 등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2021.09.08. (사진=강미진 청년정의당 대표 SNS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익대 학생 등으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 측은 지난 8일 학생 상대 성희롱 및 인권유린 등 의혹을 받는 A교수의 즉각 파면 등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2021.09.08. (사진=강미진 청년정의당 대표 SNS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취합한 피해사례에는 A교수가 'N번방 사건'이 화제가 됐을 당시 한 여학생에게 "너는 작가 안 했으면 N번방으로 돈을 많이 벌었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공동행동은 또 A교수가 사석에서 학생들에게 "너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눈으로 쳐다보면서 사실은 제일 밝힐 것처럼 생겼다" 등의 발언을 하거나, "너는 언제가는 나랑 XX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느냐"며 자신과 같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과 잠자리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며 성관계를 강요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자신을 A교수의 제자라고 밝힌 학생 17명은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행동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성희롱 의혹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이들은 "공동행동 측에서 실제 A교수의 강의를 들을 사람은 단 1명도 없다"며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인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