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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3개월 넘긴 김오수, 尹조준…칼끝 내부로 향하나

등록 2021.09.19 18:00:00수정 2021.09.19 20: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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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 의혹'으로 윤석열에 맞서나

사건 신속배당에 검사 다수 투입까지

의혹 보도 당일 진상조사 지시하기도

'조직안정화' 힘쓴 김오수…기조 흔들?

검찰구성원 겨눌 경우 반발 있을 수도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6월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1.06.01.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6월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1.06.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을 계기로 전임 검찰총장을 정면으로 겨눈 모습이다. 의혹이 불거진 당일 진상조사를 지시하는가 하면, 관련 고소사건 수사에 다수의 검사를 투입하도록 했다.

취임 3개월을 넘긴 김 총장은 조직 안정화에 힘쓰고 있지만, 현직 검사들이 본격 수사를 받게 되면 검찰 구성원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적지 않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최창민)는 윤 전 총장 등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고소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열린민주당이 지난 13일 윤 전 총장 등을 고소한지 이틀 만에 대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수사팀에는 공공수사1부에 있는 인원뿐만 아니라 형사12부 소속 검사, 감찰부 진상조사에 참여했던 대검 반부패부 및 공공수사부 소속 연구관 등이 합류했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 수사팀이 꾸려진 것도 모자라, 다수의 검사가 '고발사주 의혹'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신속 배당과 수사팀 구성은 김 총장의 결재에 의해 이뤄졌다. 이보다 앞서 대검 감찰부가 지난 2일 뉴스버스의 '고발사주 의혹' 보도가 있던 당일 진상조사에 착수하게 된 것 역시 김 총장의 지시였다.  

사실상 김 총장이 진상조사와 수사라는 두 자루의 칼을 쥐고 윤 전 총장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전임 검찰총장을 정조준한 김 총장의 행보로 인해 그가 고수하던 조직 안정화 기조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는 정부와 가까운 편에 선 인사라는 논란에 시달렸다. 특히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할 때 윤 전 총장을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배제를 언급한 적 없다고 공식 해명한바 있다.

때문에 김 총장은 후보자 시절부터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 먼저 조직을 안정시키고 구성원들과 화합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드러낸 바 있다.

김 총장은 지난 6월 취임한 뒤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에 연루된 주요 정부 인사의 사건처리를 두고 수사팀과 다른 견해를 보이긴 했지만, 3개월여에 이르는 임기를 소화하면서 별다른 위험요소 없이 검찰총장직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08. [email protected]

하지만 '고발사주 의혹'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김 총장이 위기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고발장 전달자로 지목된 손준성(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상대로 한 강제수사에 나설 확률이 높다. 또 당시 손 인권보호관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 함께 근무했던 다른 검사들까지 수사망을 넓힐 수도 있다. 수사과정에서 주요 혐의 사실이 나온다면, 감찰부는 진상조사에서 감찰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고발사주 의혹'에 관한 검찰의 칼끝이 점차 내부 구성원을 향한다면, 조직을 이끄는 김 총장에게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발사주 의혹'과는 무관하지만 최근 현직 부장검사가 김 총장을 향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그룹 사건 등의 수사를 이끈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검사는 지난 1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김 총장이 추진한 '1재판부 1검사' 제도를 비판했다.

이 부장검사는 "최근의 분위기를 보면 무죄가 빵빵 터지더라도 인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것이 대검 방침이 아닌가 싶다"라며 "정말로 궁금하다. 총장께서 사안이 복잡한 사건에 관해 수사를 한 검사가 공판에 관여하는 것이 왜 인권침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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