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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교수 성희롱 의혹' 조사착수…학생들 "일단 중립"

등록 2021.09.24 14:01:00수정 2021.09.24 14: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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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진상조사위원회 및 성평등센터 조사 시작
양 측 주장 대립…'성희롱 진실공방' 번져
"아직 구체적인 증거 없어"…학생들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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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지목된 홍익대학교 미대 A교수의 제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를 향한 인권유린 의혹의 진실을 밝히기위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2021.09.1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전재훈 수습 기자 = 홍익대학교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대 교수 조사에 착수하는 등 진상규명에 나선 가운데 이번 의혹이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학생들은 추가 피해사례 등을 취합한 뒤 다음달 중 경찰에 고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의혹 당사자인 A교수 역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 계속될 경우 선제적인 고소·고발에 나설 수 있다면서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2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홍대 측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최근 본격적인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15일 A교수를 상대로 약 3시간이 넘는 1차 조사를 진행했고, 이후 성평등센터는 이틀 뒤인 지난 17일 A교수를 조사했다.

A교수는 학교 조사에서 '홍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 측이 발표한 성명서 등 내용이 왜 허위사실 및 왜곡에 해당하는지 본인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학교 측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A교수는 또 자신이 지난 4년 동안 담당했던 43개 강의에서 학생들이 익명으로 참여한 평가서에 단 한 건의 성희롱 관련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점 등을 강조하기 위한 증거들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학교 차원의 조사만 진행 중이지만 만약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을 호소하는 A교수가 선제적인 고소·고발 조치에 나서거나 공동행동 측이 A교수를 신고할 경우 관련 의혹은 경찰 등 수사기관의 관할로 넘어가게 된다. A교수는 공동행동 측의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A교수를 향한 성희롱 및 인권유린 등 의혹은 공동행동 측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서울 마포구 홍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공동행동 관계자들은 A교수가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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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재훈 수습기자 = 자신의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은 홍익대학교 미대 교수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학교 정문에 붙인 대자보가 부착 엿새 만에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2021.09.23. kez@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피해사례에 A교수가 'N번방 사건'이 화제가 됐을 당시 한 여학생에게 "너는 작가 안 했으면 N번방으로 돈을 많이 벌었겠다"는 발언, 또 사석에서는 학생들에게 "너는 언제가는 나랑 XX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느냐"면서 자신과 같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과 잠자리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성관계를 강요한 사례 등이 있다고 전했다.

이후 자신을 A교수의 강의를 직접 들은 제자라고 밝힌 학생 17명이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공동행동 측의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A교수 본인도 결백을 주장하면서 의혹은 '성희롱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A교수는 입장문과 대자보 등을 통해 "너무나 터무니 없는 주장들을 하니 일일이 반박하기도 어려울 정도"라며 "(공동행동은) 제보자가 10명이라는 등 숫자만 늘어놓으면서 제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즉각 경찰이나 검찰에 고소하기를 바란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국가인권위원회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가서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공동행동 측과 A교수 측의 날선 공방이 이어지면서 다수의 홍대 학생들은 A교수가 결백 입증을 위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경찰 등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상황을 중립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홍대 공대에 다니는 B(25)씨는 "취준생이라 사안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대자보 내용이나 입장문을 보면서 '터질 게 터졌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실제로 성희롱이 없었는데) 그런 의혹이 괜히 터지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양 측 입장이 너무 상반돼서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교수의 반박문도 봤지만 공동행동 측의 문제 제기에 대한 정교한 반박이 없어서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아직은 대부분 중립적인 입장이다. 경찰 수사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공대에 다니는 C(24)씨도 "정반대의 주장들이 충돌하고 있는데 성 관련 문제인 만큼 의혹을 받는 당사자가 더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동행동 측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빨리 고소·고발을 진행하고 A교수는 적극 해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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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익대 학생 등으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 측은 지난 8일 학생 상대 성희롱 및 인권유린 등 의혹을 받는 A교수의 즉각 파면 등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2021.09.08. (사진=강미진 청년정의당 대표 SNS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홍대 법대에 다니는 D(20)씨는 "피해자들이 합의를 포기하고 공론화시키는 것을 보면서 학생들은 '의혹 제기를 믿어야 한다'는 입장과 '증거가 없으니 중립을 지키자'는 입장으로 양분돼 있다"며 "허위 미투 사건도 있었고 저는 일단 중립을 지키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D씨는 "학부 때 A교수의 수업을 들어봤다는 친구들 중에도 A교수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확실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2차 가해 없이 양 측 다 조용히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전공을 밝히지 않은 E(20)씨는 "피해자들을 직접 아는 사이가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의견만 제시하는 기자회견이나 대자보 말고는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단할 근거가 없는 상태"라며 "우리가 판사도 아니고 벌써부터 죄를 씌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E씨는 "피해사실이 많다고 무조건 유죄가 된다면 사람들을 동원해 아무나 죄인으로 만들 수 있다"며 "학교 조사나 경찰 수사 결과 등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A교수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지난 17일 홍대 정문 앞에 부착한 대자보가 훼손된 채 발견되자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 다시 대자보를 부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A교수는 해당 대자보 옆에 'A교수입니다. 대자보를 다시 뜯어낸다면 100번, 1000번이라도 다시 붙일 것입니다. 대자보는 뜯어낼 수 있어도 진실까지 뜯어낼 수는 없다고 굳게 믿습니다'라고 적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k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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