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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세라도 바로 계약"…'전세의 월세화' 가속에 세입자 '발동동'

등록 2021.09.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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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40%가 '반전세'
전세 수급불균형 심화·세금 부담 강화 '월세화'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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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아파트값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그 여파인 전세난에 이어 월세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24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서 시민이 매물을 보고 있다. 2021.09.2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주인이 전세보다 반전세(보증부 월세)나 월세 거래를 선호해요."

지난 28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간혹 나오는 전세 매물이라도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급등했다"며 "반전세라도 나오면 바로 즉시 계약이 성사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말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시간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주택시장에서 전셋집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아파트 10건 중 4건은 월세를 낀 '반전세'로 나타났다.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이 강화되고, 지난해 7월 말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반전세나 월세 계약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상 최악의 전세난으로 반전세나 월세 등의 임대 거래가 증가하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셋값이 급등하며 매물이 줄어든 상황에서 새로운 임대차법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들은 일단 한숨을 돌렸으나, 신혼부부나 집을 새로 임대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이른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반전세나 월세 계약을 맺는 등 임대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거래 1만2567건 가운데, 4954가구(39.4%)가 반전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지난해 8월 기준) 반전세 거래 비중은 35.1%로, 임대차법 시행 천 1년간 28.1%에 비해 7.0%p(포인트) 상승했다.

월세화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가 지난달 45.1%로, 전월(39.1%) 대비 6.0%p, 송파구는 46.2%로 정원(33.8%) 대비 12.4% 각각 올랐다. 또 마포구는 전월( 40.0%) 대비 12.2%p 오른 52.2%로 기록했고, 중구와 구로, 은평구도 4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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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지난 2019년 7월 이후 116주 째 이어지고 있다. 18일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4345만원으로, 2017년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6억3924만원 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새 임대차법 시행 후 급등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3.3㎡당 1490만원에서 올해 7월 1910만원으로 28.2%(420만원) 상승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 1년 전인 2019년 7월 1362만원이던 3.3㎡당 전셋값이 지난해 7월 1490만원으로 9.4%(128만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임대차법 시행 전후로 3배 오른 것이다. 월세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9월29일부터 계약 갱신 과정에서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전월세전환율을 4.0%에서 2.5%로 낮췄다. 하지만 전월세전환율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월세전환율이 지켜지는 않는 경우가 많고, 신규 계약 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운 세입자를 받는 과정에서 전월세전환율을 초과하는 수준까지 월세를 올려도 이를 제지할 마땅한 방법도 없다.

주택시장에선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전셋값 결정의 주요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이 하반기에 더욱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는 1만3023가구다. 이는 2019년 하반기(2만3989가구), 2020년 하반기(2만2786가구)와 비교하면 1만 가구 이상 감소한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의 수급불균형이 심해지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이 가중됐고,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었다"며 "전세난에 시달리며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밀려나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월세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위해 충분한 주택 공급이 필요한데, 하반기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평년보다 줄고, 단기간 공급을 늘릴 대책도 없다 보니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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