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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직 관리들 "북 '우위 선점' 전형적 수법…협상 의도도 깔려"

등록 2021.09.29 11: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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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적 담화 후 미사일 발사 "정치적인 수" 분석

한미연합훈련 중단·주한미군 철수·제재 해제 목적

"종전선언 논의 시사…대화 불발시 군 역량 강화 지속"

[서울=뉴시스]19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당 8기 3차 전원회의 폐막을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사진 = 노동신문 갈무리) 2021.06.19

[서울=뉴시스]19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당 8기 3차 전원회의 폐막을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사진 = 노동신문 갈무리) 2021.06.19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대북 정책에 관여했던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유화적 담화와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북한의 최근 일련의 행동은 향후 대미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일치된 분석을 내놨다.

작은 위기 상황을 만들어 양보를 얻어낸 뒤 외교적 협상을 제안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이란 것이다.

북한의 메시지는 모순된 것이 아니며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경우 협상에 임할 것이란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로버트 매닝 전 미 국무부 선임자문관은 28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주 이틀 연속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의 유화적 담화를 내놓은 뒤 사흘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정치적인 수(gambit)"라고 평가했다.

매닝 전 선임자문관은 미국의소리(VOA)에 "북한 유엔(UN) 주재 대표가 유엔 연설을 통해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던 시점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정치적인 수"라고 말했다.

이어 "일종의 작은 위기를 만들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양보를 강요하며 어떤 종류의 대화를 시작하려는 전형적인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국장도 북한의 움직임은 "이것은 그의 할아버지(김일성 전 주석)와 아버지(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사용했던 전술"이라며 원하는 조건 속에서 미국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궁극적인 주한미군 철수, 대북제재 해제, 대(對)이란 협상에서 보여줬던 제재 및 핵무기 규제 완화 등의 조건을 내걸 것으로 추측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데에 공감하면서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역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임기가 끝나기 전 남북 관계의 진전을 이루려는 문 대통령의 바람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며 "아이러니한 것은 문 대통령은 북한이 원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종전 선언에 대해 말했지만 북한은 이제 그것이 남한이 원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그 제안에 동의하는 대가로 양보를 받아내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유화적 담화와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엇갈린 신호를 동시에 보내는 것은 북한을 오랫동안 지켜본 이들에겐 놀라운 일이 아니라면서 이번에도 똑같은 수법을 반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전체적인 목표는 한국과 미국 사이를 갈라놓는 것"이라며 "추가 목표는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 중단, 한미연합훈련 종료 및 주한미군 철수"라고 덧붙였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엇갈린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모순적인 것이 아니다"며 "자신들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 "북한의 메시지는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면 협상에 임할 것이고 종전 선언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지 않으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군 역량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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