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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부족 건의했는데"…화력발전 중단 강행에 발전업계 '난감'

등록 2021.10.18 16:36:16수정 2021.10.18 17: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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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중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발표

초안보다 강한 석탄·LNG 발전 제한 조치

업계, 앞서 정부에 피해 보상 건의하기도

재생에너지 비중 과도 지적도…실효성 의문

[베르크하임(독일)=AP/뉴시스] 2020년 1월 13일 독일 베르그하임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 증기를 내뿜고 있다. 2021.10.14.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르크하임(독일)=AP/뉴시스] 2020년 1월 13일 독일 베르그하임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 증기를 내뿜고 있다. 2021.10.14.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정부가 경제성 부족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발전업계의 건의에도 2050년까지 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한다는 내용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당초 지난 8월 발표한 초안에서는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을 약 10%까지 유지하는 안을 포함한 3가지 안을 공개했는데, 이번 최종안에서는 화력발전을 모두 멈추거나 LNG 발전만 일부 남겨두는 2가지 안만 제시했다.

18일 2050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에는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0t(A안) 또는 2070만t(B안)이 된다.

이번 시나리오에서 A안과 B안의 가장 큰 차이는 LNG 발전의 유무이다. A안에서는 LNG 발전 비중이 0%이고, B안에서는 해당 비중이 5.0%(61TWh)이다. 석탄발전의 비중은 모두 0%가 된다.

이는 앞서 발표한 초안보다 더 강력한 화력발전 제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초안에서는 1안(8.0%)과 2안(7.5%)의 LNG 발전 비중이 이보다 높았고, 심지어 1안에서는 석탄 발전 비중도 1.5%로 책정했었다.

이번에 제시한 A안은 초안의 3안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2가지 안 모두 석탄·LNG 발전 비중이 0%이고 대신 재생에너지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초안 발표 당시 발전업계에서가 이 3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이번 시나리오 추진 과정에서도 반발이 예상된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들로부터 받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한 의견' 자료를 보면 한국남부발전은 "석탄을 대체하는 LNG 발전기 중단을 고려할 경우 사업 경제성 부족으로 에너지 전환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는 의사를 탄중위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면서 "중단되는 석탄·LNG 발전기에 대한 매몰비용 발생으로 비용 보전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른 발전공기업들도 화력발전 폐쇄로 인한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온실가스 감축 기술 적용 시 정부 지원 없이는 경제성 확보가 불가하다"며 "폐지되는 화석 기반 전원의 잔존가치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요구되며 이를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으로 재투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동서발전도 "석탄발전 중단에 대한 보상 방안과 에너지 전환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0.18.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0.18. [email protected]



이런 의견들을 의식한 탄중위도 이번 시나리오에 '석탄발전 중단에 대한 근거 법률과 보상 방안 마련을 전제로 한다'는 근거를 남겨두기도 했다.

또한 화력발전의 급격한 중단으로 인한 지역 사회와 시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논의를 통해 중단 시점을 정하고, 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화력발전 전면 중단에 따른 피해 보상안을 정부가 마련한다고 해도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일부 전문가는 A안과 B안 모두 재생에너지 비중이 각각 70.8%, 60.9%로 과도하다고 말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재생에너지 비중은 30%를 넘어가게 되면 전력계통에 과부하가 오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70%까지 올리기 위해서는 유럽처럼 과잉·부족 전력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인접한 러시아, 중국의 경우 전력이 남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력 수출입이 원활히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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