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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계획 관보에 공고됐지만 아직 '업무상 비밀'…이유는?

등록 2021.10.23 09:00:00수정 2021.10.23 15: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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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공고문에는 편입 토지 세부주소·토지조서 등 미 첨부"
"민원인 요청·문의에 답변 및 설명…공고·공람이라 볼 수 없어"
"비밀성 상실…통상적 주의·노력·방법 등으로 알 수 있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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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도로개설공사 관련 보상계획이 공고됐다면 '비밀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을까.

법원은 공고문에 토지 조서 등이 첨부됐지 않았고 토지 소유자들에 대한 개별통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비밀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55)씨는 영천시 도시계획과 계장으로 근무하며 도로개설공사를 포함한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하며 공사 보상계획 공고, 공약사업 추진계획 보고, 지적공부 정리 요청 공문을 각 전자결재 하는 업무처리 과정에서 구체적인 노선계획안, 편입 토지에 대한 보상 시점, 보상 금액 등의 비밀을 알게 됐다.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이를 알지 못하는 토지 소유자로부터 A씨는 매매대금 3억3000만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 등기를 넘겨받아 취득했다.

그는 복지회관 뒤 도로개설공사의 편입 토지 및 지장물에 대한 감정평가의뢰 공문을 전자결재하고 경로당 개설을 위해 도시계획도로 개설 잔여 토지 및 건물 매입요청을 받는 등 업무처리 과정에서 매입·보상하는 비밀도 알게 됐다.

이를 이용해 A씨는 이를 알지 못하는 토지 소유자로부터 1억9500만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자신의 조카인 B씨의 명의로 소유권이전 등기를 넘겨받아 취득했다.

이후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는 재판에서 "부동산을 매수하기 전에 이미 보상계획이 공고돼 도로개설공사 및 보상계획은 비밀성을 상실했다"며 공직자로서 업무처리 중 알게된 비밀을 이용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5형사단독(부장판사 예혁준)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 추징금 4억7590여만원을 선고하고 토지 283㎡ 몰수를 명령했다.

예혁준 부장판사는 "공익사업 시행자가 사업인정 전에 토지 등을 협의 취득할 필요가 있어 토지 조서와 물건 조서를 작성한 경우 ▲토지조서 및 물건조서의 내용이 포함된 보상계획을 공고 ▲토지소유자 등에게 개별통지 ▲일반인도 그 내용을 열람할 수 있도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비밀이 관보에 공고되면 비밀성을 상실하기는 한다"며 "다만 비밀이 공고로 비밀성을 상실했다고 보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인 등이 현실적으로 그 내용을 알게 될 것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통상적인 주의, 노력, 방법에 의해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 이른 경우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보상계획 공고문에는 편입 토지에 대한 세부주소도 없고 토지 조서 등이 첨부돼있지 않아 보상대상 여부를 알 수 없고 편입 토지 소유자들에 대한 개별통지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편입 토지조서 등이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비치된 적도 없어 보상계획 공고에 의해 이해관계인 또는 일반인이 해당 토지가 도로개설공사 사업 부지에 편입됐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상태가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 판사는 "피고인은 민원인의 요청이 있으면 담당 공무원이 편입 토지에 관해 설명한다고 주장하나 문의하면 답을 한다는 것은 일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고하거나 열람할 수 있도록 비치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비밀성 상실의 요건인 공고, 공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토지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토지 중 도로에 편입되는 부분이 분할됐다고 주장하나 분할 사실만으로는 토지가 공익사업 부지에 편입됐음을 알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분할은 직권으로 이뤄졌고 분할 사실이 통지되지도 않았으므로 '분할 사실에 의해 토지가 편입됐는지 여부'가 비밀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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