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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호흡·채혈 음주측정 둘다 거부한 변호사...결국 벌금 1200만원

등록 2021.10.2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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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현장에서 호흡측정 거부하고 채혈측정 요구해
병원에서도 측정 거부하고, "임의동행 불법해"
법원 "변호사라 임의동행 권리 알 것"…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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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술에 취해 운전을 한 30대 남성 변호사가 현장에서 부는 방식의 호흡측정에 불응하고, 피를 뽑는 채혈측정을 하겠다며 경찰관과 병원까지 동행했지만 이마저 거부하다 1000만원이 넘는 벌금형을 받았다.

이 변호사는 경찰관이 동의 없이 자신을 병원으로 데려갔다는 등 법 집행 과정이 위법했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1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직 변호사 A(39)씨는 지난해 8월28일 밤 11시께 음주 상태로 한 건물 주차타워에서 주차장 차단기 부근까지 차량을 운행한 뒤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이 차량이 저절로 움직이며 주차장 맞은편에 있던 식당 입간판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A씨가 비틀거리면서 횡설수설을 하고 술 냄새가 나자 현장에서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여기에 A씨는 호흡측정을 거부하며 "채혈측정을 하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정께 병원에 도착한 A씨는 채혈측정과 호흡측정을 모두 거부하며 병원을 이탈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검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사실은 있으나, 당시 출동 경찰관이 임의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고지하지 않고 임의동행 동의서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채혈측정을 위해 병원으로 데려간 당시 경찰관의 행위가 위법했기 때문에 본인의 음주측정 거부의 죄책도 물을 수 없다는 취지였다.

A씨는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지만 스스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고소영 판사는 A씨의 음주측정 거부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지난달 28일 1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고 판사는 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A씨가 경찰이 전달하는 2건의 서류의 직접 서명한 것이 확인되며, 이 서류는 채혈동의서와 임의동행 동의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씨는 해당 서류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 판사는 "서류에 기재된 서명의 필체나 사용된 펜의 굵기가 서로 다르기는 하나,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술에 취해 있었던 점, 경찰관들이 각각 다른 펜을 소지하다 피고인에게 건네주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단 근거를 댔다.

A씨가 변호사인 점도 유죄의 근거가 됐다. 고 판사는 "(경찰이 제시한) 임의동행 동의서에는 동행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및 동행과정에서 이탈 또는 동행장소에서 퇴거할 수 있는 권리가 기재돼 있다"며 "변호사로서 법률전문가인 A씨는 이 사건 당시 이 같은 권리가 있음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 판사는 "피고인은 음주운전이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에서 경찰관의 정당한 음주측정 요구에 상당 시간 응하지 않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음주측정 거부의 경우 측정에 성실히 응한 자들과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양형 취지를 밝혔다.

A씨는 해당 판결에 불복해 지난 5일 항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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