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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개사한 야구 응원가, 원작자 밝혀야"…배상 판결

등록 2021.10.2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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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원작자들, 삼성 응원가 저작권 침해 소송
원곡 편곡·개사해 응원가로 사용 문제제기
1심 "가요 특성상 수정 감내해야" 원고 패
2심 "원작자 표시해야"…50~200만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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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지난 2019년 3월2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경기장을 가득매운 야구팬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2019.03.29.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원곡을 편곡·개사한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가 중 일부 원작자들이 자신들의 저작·인격권을 위배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가 '성명표시권' 침해만을 일부 받아들여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판사 설범식)는 전날 작곡가 윤일상씨 등 원작자 19명이 프로야구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명표시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을 사용단위 당 50만원으로 계산, 작곡가 15명에게 50~2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하고 이들의 나머지 항소 및 작사가들의 항소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가사의 경우 기존 표현이 잔존해 있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가사 또는 기존 표현의 상당부분을 변경했다"며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를 독립된 저작물로 볼 수 있어 동일성유지권 등의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삼성 측은 작곡가들의 음악저작물을 일부만 발췌해 사용했으나 음악들은 대중음악에 해당하고, 이를 야구장에서 사용하는 점을 고려해보면 통상적 이용방법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곡에 비해 일부 박자가 달라진 부분은 있으나 새로운 창작성이 부여됐다거나 원곡이 실질적으로 개변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삼성 측이 응원가를 사용하면서 작곡가들의 성명을 표시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같은 행위는 작곡가들의 성명표시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각 선수별로 정해진 응원가를 부를 것으로 예정돼 있다면 삼성 측이 상황에 맞게 전광판에 저작자의 성명을 표시한다거나 경기 종료 이후 경기에 사용된 응원가 저작자의 성명을 한꺼번에 열거하는 방식으로 표시하는 등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소속 프로야구팀들은 야구 관람 시 대중가요를 통한 선수 개인과 팀에 대한 응원가를 사용해왔다. 야구팀들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음악저작물 사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저작권료를 지급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원곡의 일부를 편곡·개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윤일상씨 작곡의 '운명'을 김재현 선수의 응원곡 등으로 사용했다.

원작자 21명은 2018년 3월 삼성 라이온즈가 음악저작물을 응원가로 사용하면서 허락 없이 가사를 편곡·개사해 동일성유지권과 2차적저작물을 침해했다며 4억2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KBO와 10개 구단은 마케팅 회의를 통해 전 구단이 선수 등장곡 사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재판 과정에서 쟁점은 삼성의 원곡에 대한 편곡·개사가 원작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였다. 원곡자들은 '곡을 무단 변경해 사상·감정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고, 삼성 측은 편곡·개사는 인정하지만 인격권은 침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심은 "원곡을 편곡·개사한 응원가가 대중적으로 알려져서 원곡과 헷갈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대중가요의 특성상 저작자로서는 어느 정도 변경 내지 수정을 예상하거나 감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응원가로 사용되는 음악저작물의 경우 대다수가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진 유명한 곡들이어서 야구장 관객들 입장에서 응원가가 원곡 그 자체라고 헷갈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 "윤씨 등이 주장하는 동일성유지권과 2차적저작물을 침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1심 당시에는 원작자 21명이 소송에 참여했지만, 1심 판결 이후 2명을 제외한 19명이 이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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