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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간 이견에 예산 통과도 불투명…'한국판 뉴딜' ITS 사업 삐걱

등록 2021.10.30 07:00:00수정 2021.10.30 17: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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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능형교통체계, 국토부 'WAVE' vs 과기부 'C-V2X' 부딪혀
野 "전국 도로 ITS 설치에 12.4조 필요…기술부터 정해야"
국토부 "국토부 직접사업은 국도 한정…'듀얼 모드'가 합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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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시내 차량과 보행자, 교통 인프라 등 모든 것을 5G로 연결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인 '서울시 C-ITS' 실증사업. 사진은 '서울 미래 모빌리티 센터 관제실'에서 'C-ITS'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2021.06.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정부가 한국판 뉴딜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지능형교통체계(ITS, Intelligent Tranport System)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첨단 교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 표준을 두고 관련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간에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국토부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와 과기정통부는 자율주행 등의 기반이 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의 통신 방식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가 추진해 온 기술은 'WAVE' 방식이다. WAVE는 와이파이(무선랜)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도로변에 교통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유선 통신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 통신망을 구축하는 계획이 ITS 사업이다. 국토부는 ITS망 구축을 향후 C-ITS 서비스의 준비 단계로 보고 있다. ITS 체계가 진화해 C-ITS가 되면 차량-차량, 차량-도로, 차량-시설물, 차량-보행자 간 실시간 정보 전송이 가능해져 자율주행 서비스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달리 과기정통부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차량-사물통신기술인 'C-V2X' 방식을 표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C-V2X는 LTE나 5G 기술을 기반으로 해 유선망 없이 이동전화 통신중계소를 통해 교통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WAVE가 오랜 기간 동안 검증을 거친 기술이고 안정성과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V2X 방식이 최근 미국, 중국 등 주요에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 표준 확립을 놓고 두 부처의 입장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두 기술에 대한 실증 결과가 나오는 2023년에나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野 "기술 표준도 안정해졌는데…속도 조절해야"

국토부는 내년 예산안에 ITS 관련 사업 예산 5300억원을 반영했다. 이 가운데 국도 ITS 구축을 위한 예산은 3700억원으로, 약 3000㎞의 국도에 ITS 망이 추가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C-ITS의 기술 표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무리한 사업 추진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유선망을 비롯한 ITS 기반 사업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가 C-V2X가 기술 표준이 됐을 경우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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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2020년 12월 31일 기준 국내 도로 현황. (사진=국토교통부 2020 도로현황조서)

국토부에 따르면 신규 ITS 설치 비용은 1㎞를 기준으로 1억2000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ITS 망이 구축되지 않은 도로는 약 10만3899㎞에 이른다. 이 도로 전체에 ITS를 설치한다면 단순 계산으로만 약 12조4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야당의 지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업 자체를 그만 두라는 뜻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이 이렇게 막대하게 투입되는 사업은 당연히 속도 조절을 하면서 신중하게 해야 하는데 너무 성급하다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ITS 설비가 반드시 필요한 곳에만 조금 설치하고 표준 기술이 확정된 뒤에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게 상식적인 방법인데, '일단 설치하고 보자'는 식으로 매몰비용 고려 없이 조 단위 예산을 쏟으려 하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당분간 두 기술 함께 쓰는 '듀얼모드'가 합리적 대안"

국민의힘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다소 무리한 해석이 포함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직접 추진하는 ITS사업 대상은 국내 모든 도로가 아니라 국도에 한정되고, 그밖의 지방도로는 지자체와 매칭 사업으로 추진된다고 선을 그었다. 10만㎞ 이상이라는 국민의힘의 주장과 달리 국토부가 전 국도 1만4000여㎞는 직접 사업을 추진하고 지자체 주요도로(4차로 이상)에는 국고 보조(사업비 40~60%) 형태로 ITS 구축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올해 12월까지 전 국도의 45%(약 6300㎞)에 ITS를 설치하고, 2024년까지 나머지 55%(약 7700㎞) 구간에 설치를 마칠 계획이다.

특히 국토부는 ITS 사업이 C-ITS 통신방식과 무관하게 도로의 교통흐름 개선과 2차사고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 표준과 관련한 논란과 별개로 ITS 구축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실증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당분간 두 기술을 함께 활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ITS 구축을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신기술이 나온다 해도 어느 하나가 일방적으로 압도적인 기술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확정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는 부분"이라며 "한쪽으로 마냥 밀어붙이기도 어려워 WAVE와 C-V2X를 같이 쓰는 '듀얼 모드'로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설치를 한다. 비용이 2배로 드는 것이 아니라 추가 비용은 10~15% 수준이라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듀얼 모드로 추이를 지켜보면서 C-V2X 같은 새로운 기술이 더 발전·안착되면 전 세대의 기술이 도태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며 "과기정통부 측의 미래지향성·국제흐름과 저희 측의 안정성이 더해져 비용부담도 크지 않은 가장 합리적 절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토부는 듀얼 모드를 활용해도 발생할 수 있는 매몰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척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와 공동작업반을 구성해 여러 사안을 논의 중인데 매몰비용 관련 지적은 더 확실한 방안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매몰비용 자체를 줄이거나, 혹은 설치한 인프라를 재활용하는 부분 등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건 맞다. 저희도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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