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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2차전]부자와 가을야구 경험…이용규 "이정후는 멘털도 좋아서"

등록 2021.11.02 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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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종범 코치와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 맛봐

12년 지난 올해 이정후와 가을야구

올해 547타석서 부러진 배트 '0개'…"역사상 처음 아닐까요"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용규 키움 히어로즈 선수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용규 키움 히어로즈 선수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09년에는 아버지 이종범 현 LG 트윈스 코치와 KIA 타이거즈에서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12년이 지난 올해에는 이 코치의 아들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가을야구를 하고 있다.

키움의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6) 이야기다.

이용규는 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두산 베어스와의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을 앞두고 12년 전을 추억했다.

이용규는 "2009년 한국시리즈 때 내가 어렸다. 당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는데, 그해 발목 부상으로 늦게 합류해 한국시리즈에서 잘해야한다는 부담이 컸고, 압박감이 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 큰 경기를 할 때 중요한 것이 침착함이라는 것을 느꼈다. 들뜨지 않고 1구, 1구 차분하게 하려고 한다. 결과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12년 전 이종범 코치의 도움을 받았다면 올해에는 아들 이정후에게 도움을 주는 입장 아니냐'는 말에 이용규는 "이정후는 워낙에 기술적인 부분 뿐 아니라 멘털도 좋은 선수"라며 웃어보였다.

12년 전과 달리 팀 내 고참이 된 이용규는 "다른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차분하게 할 수 있도록 벤치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2018년 준플레이오프 이후 3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함하는 이용규는 "오랜만에 하니 재미있더라. 관중도 평소보다 많이 오셔서 오랜만에 '야구를 한다'는 느낌이 났다"고 반겼다.

2005~2013년 KIA에서, 2014~2020년 한화에서 뛴 이용규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한화에서 방출됐다. 이런 이용규에게 키움이 손을 내밀면서 새로운 둥지를 찾게 됐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무사 만루에서 키움 박병호의 희생플라이에 3루주자 이용규가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1.11.0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무사 만루에서 키움 박병호의 희생플라이에 3루주자 이용규가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1.11.01. [email protected]

올 시즌 초반 적잖은 부담을 느꼈다는 이용규는 "초반에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기회가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급했다.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있었다"며 "시즌 초반 좋지 않았지만, 감독님과 코치님이 기회를 계속 주시면서 조급함을 덜어내고 제 컨디션을 찾았다. 그것이 후반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되돌아봤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뒤 스스로도 신기한 일도 겪었다. 이용규는 올 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547타석을 소화했는데, 배트가 부러지는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올 시즌 전 마련한 배트 12개 중 부러진 것이 '0개'였다.

이용규는 "배트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은 것은 프로 17년차에 처음 있는 일이다. 1년에 450타수 이상 소화했고, 평균 7~10자루의 배트가 부러졌다. 나무가 좋아진 것인지, 내가 약하게 친 것인지 모르겠는데 한 자루도 부러지지 않은 것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며 껄껄 웃었다.

100경기가 넘어가면서부터 배트가 한 자루도 부러지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이용규는 "아마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도 신기해 주변에 물어봤는데 그런 선수가 없더라"며 "시즌이 시작된 후 1, 2번은 다시 배트를 주문하는데, 올해에는 부러지지 않아 주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정규시즌 막판 6경기에서 쓴 배트를 계속 쓰고 있다. WC 1차전에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용규는 이 배트를 들고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활약해 키움의 7-4 승리에 힘을 더했다. 9회에는 2사 후 볼넷을 골라내 이정후 결승타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그는 "팀이 계속 이기면 항상 똑같은 배트를 들고 나간다. 오늘도 같은 방망이를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즌 막판 3연승에 WC 1차전까지 이기면서 키움 선수단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이용규는 "정규시즌 막판 3경기에서도 힘든 상황이었는데 모두 이겨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잘 버티는 것이 이 팀의 힘이다. 그렇게 버텨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 오늘 버티고 이겨내면 더 좋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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