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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창단멤버 고영표 "9등이던 우리팀, 이렇게 잘했나"

등록 2021.11.23 16: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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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14년 2차 1라운드로 KT 합류…팀의 1군 데뷔부터 함께해

"팀 9등일 때 군대 갔는데, 돌아오니 1등…실감 안 날때도"

"KS 불펜 등판, 더 성숙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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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3차전 경기, 8회말 두산 선두타자 박세혁의 타구를 KT 2루수 박경수가 잡아내자 투수 고영표가 놀라고 있다. 2021.11.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지금도 얼떨떨해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지만 고영표(30·KT 위즈)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많다. 한때는 리그 꼴찌를 도맡아 하던 팀이 이제는 1등이 된 현실이 그저 신기하다.

KT는 올해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고 리그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팀'으로 우뚝 섰다. 2013년 창단 후 8년 만에 거둔 성과다.

팀의 1군 데뷔 준비부터 함께했던 창단 멤버가 느끼는 감동은 남다르다. 고영표는 2014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KT의 부름을 받았다.

2014년은 KT가 2군에서 시즌을 치르던 때라 고영표도 입단 첫 해를 2군에서만 보냈다.

환경은 열악했다. 당시 수원 KT 위즈파크가 공사 중이라 성균관대 야구장을 홈으로 썼다. 팀의 밑바닥부터 다지는 기간, 더부살이는 더 힘들 수밖에 없었다.

1군 데뷔 후엔 성적에 발목이 잡혔다. 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최하위만 했고 2018년에도 9위에 그쳤다.

고영표는 "성대에서 훈련을 할 때 환경이 좋지 않았다. 설움도 있었다. 매년 10등을 할 때도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KT는 이강철 감독 부임 후인 2019년 6위로 올라서더니, 2020년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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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4차전 경기, 7회말 2사 2루에서 두산 정수빈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은 KT 중견수 배정대가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투수 고영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21.11.18. 20hwan@newsis.com

팀이 급격하게 변화하던 이 시간, 고영표는 군 복무 중이었다.

군대에 가기 전 "언제 우리 팀이 우승을 할 수 있을까"를 그렸다는 고영표는 "군 복무를 마치고 나니 팀이 강해져 있어 실감이 안 날 때도 있다. 9위일 때 군대에 갔는데, 돌아오니 1등이다. 올라가는 과정을 함께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팀이 우승하니 기분이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군 입대 전 고영표는 만년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에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다. 복귀 첫 시즌인 올해는 더 무서운 투수가 됐다.

고영표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21차례 퀄리티스타스(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11승6패 평균자책점 2.92의 성적을 냈다.

자신도 깜짝 놀란 복귀 첫 시즌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성적이다. 생각보다 전반기를 선방했는데 후반기엔 더 좋아졌다. 안 아프고 한 시즌을 치른 것도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심리적인 부분이 컸다. 이전에는 한 번씩 흔들릴 때가 있었다. '내 방법이 잘못됐나'를 고민했다. 그런데 박승민 코치님, 이승호 코치님계서 '문제없다. 왜 문제를 만드냐'고 하시면서 옆에서 멘털을 잘 잡아주셨다"고 한 단계 도약한 비결을 짚었다.

여기에 팀도 좋은 성적을 냈다. "워낙 급상승을 해서 실감이 안 나기도 한다. 우승을 했는데도 '이렇게 잘하는 팀이었나' 새삼 느껴질 때가 있다"면서 "다행히 팀이 잘할 때 나도 잘해서 기여를 한 것 같아 의미가 있다"며 웃음지었다.

그는 올해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와 함께 리그에서 QS를 가장 많이 한 투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한국시리즈에서는 불펜 투수로만 3경기를 뛰었다.

이강철 감독은 우승 후 "고영표가 (볼펜 전환에) 서운해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영표는 "서운함이 있긴 했지만, 감독님께 개인적인 감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실 선발로 꿈꾸던 한국시리즈를 나갈 수 있단 생각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QS를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던 터라 중간으로 나간다는 것에 잠시나마 그런 느낌이 있었던 것"이라고 보탰다.

선발이 견고했던 KT는 고영표가 허리를 잘 지탱해준 덕에 4승무패로 시리즈를 끝냈다. '4경기'로 끝난 한국시리즈에서 4차례 선발승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영표는 "선발로 한국시리즈에 나가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 만약 다음에도 이런 상황이 오면 더 담담하게 불펜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강팀'의 힘을 유지해나갈 시간이다. 고영표는 "하던 대로만 나아가도 더 강해질 것 같다. 우리 팀은 선발도 다 좋고, 불펜도 다 좋다. 시리즈 때 수비와 타격도 정말 좋지 않았나. 큰 이탈만 없다면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든 것을 다 이뤘다"고 평가하는 시즌을 지나 이제는 또 다른 꿈을 꾼다. "홈 구장인 위즈파크에서 꼭 우승해보고 싶다. 그때는 선발도 해보고 싶지만, 불펜으로 나간다 해도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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