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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공서열 없애는 삼성전자…'이재용의 뉴삼성' 구체화

등록 2021.11.29 10: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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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신규 생산라인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신규 생산라인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삼성전자가 29일 연공서열을 타파해 젊은 경영진들을 조기 육성하고 성과관리체계를 개편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사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이날 발표한 인사제도는 이재용 부회장이 선언한 '새로운 삼성(뉴삼성)'이라는 비전을 구체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게 내부의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를 맞아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며 '뉴삼성' 구축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이 같은 '뉴삼성' 비전을 밝힌 뒤 발표된 만큼 어떤 내용이 될 것인지가 관심이었다.

최근 미국 출장 중에도 이 부회장은 DS미주총괄(DSA)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방문해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이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 나갈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 새로운 삼성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인재제일' 경영 철학을 이어받아 평소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5월 대국민입장 발표 때도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며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직접 현장에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의견을 들었다. 지난해 스마트공장 근무 직원(3월), 디스플레이 연구원(6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임직원(7월), 반도체 연구원(7월),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8월) 등 다양한 분야의 직원들과 소규모 간담회를 잇달아 갖고 목소리를 경청했다.

또 직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경영진과 공유하면서 미래지향적 조직을 위한 혁신방안 등을 여러 차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성인력 간담회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산업은 물론 직장생활, 가정생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차제에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자. 잘못된 것, 미흡한 것, 부족한 것을 과감히 고치자"며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경영진들과 만남을 가질 때도 일하는 문화와 조직문화 발전에 대해 심층적인 토론을 나누는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를 통해 얻게 된 조직개편에 대한 관점이 이번 제도 개편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최근 미국 출장 중에도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혁신'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 올라선 기업들의 경영진과 가진 연쇄 회동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육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과거의 성공에 자만하지 않으면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창의와 도전의 '뉴삼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문화와 인사제도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이 부회장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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