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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결정돼도 '처벌법' 아니면 재심 불가…헌재 "합헌"

등록 2021.11.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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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나주부대 사건 유족들, 국가 손배소서 패소
소멸시효법 위헌…재심 냈지만 "소급 안돼"
헌재 "재심 모두 인정 어려워…법안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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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소원심판 사건 선고를 열기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1.11.2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민법 등 처벌과 관련되지 않은 법률이 위헌으로 결정되더라도, 이미 끝난 재판에 대해선 영향이 없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A씨 등이 헌법재판소법 47조 등에 관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950년 7월께 발생한 '나주부대 사건' 피해자의 유족들이다. 당시 전남 나주경찰서 경찰부대는 퇴각하면서 수십여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억울한 학살이 맞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리자, A씨 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그런데 법원은 피해자들이 숨진 지 5년이 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소멸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헌재는 지난 2018년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등에도 민법상 소멸시효를 적용해 피해자들의 권리 행사 기간을 제한해선 안 된다며 관련 법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했다.

이 결정으로 직접 헌법소원과 소송을 낸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됐으나, A씨 등은 그러지 못했다.

헌재법 47조는 형법 등 처벌에 관련된 법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그 이전 사건에 대해서도 효력을 상실하도록 규정한다. 그런데 A씨 등이 문제를 삼은 법 조항은 처벌에 관한 게 아니므로, 위헌으로 효력을 상실해도 이전 소송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헌재법 75조 7항은 소송 중에 낸 헌법소원이 인용된다면, 해당 사건관계인이 자신의 소송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A씨 등의 경우 자신들의 소송 과정에서 헌법소원을 낸 게 아니므로 재심을 청구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헌재는 이러한 법 조항들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다.

처벌에 관한 법 조항만 소급해서 위헌 결정의 효력을 적용한 헌재법 47조는 법적 안정성과 정의의 실현을 조화한 것으로 봤다.

비록 A씨 등의 사례처럼 국가의 불법행위 사건은 특수성이 있으나, 이같은 사건에서 모두 재심 사유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헌재의 설명이다. 위헌 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A씨 등에 대해선 별도의 법안을 마련해 특별재심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헌재법 75조 7항에 관해선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건은 헌법소원의 전제가 된 소송으로 봐야 하며, 헌법소원은 누구나 낼 수 있으므로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재심을 청구하지 못하는 건 권리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다만 이선애·이석태·이은애·김기영 재판관은 이 법 조항들이 국가의 법적 안정성에 따른 이익만 중시한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위헌 결정에 따라 앞으로 소송을 하게 될 사람들의 권리는 구제가 된 반면,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려던 A씨 등은 불이익을 받게 됐다는 점에서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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