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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학당에 왜 와?" 광주 서구의회, 각본없는 코미디

등록 2021.12.01 17:13:35수정 2021.12.01 17: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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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김옥수 의원 예결위원 거취, 규정 해석 놓고 갑론을박
"선배에 예의 지켜라" "남아일언중천금" 볼썽사나운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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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의회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서구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소관 예결특별위원 사임 문제로 진통을 겪으며 촌극을 벌였다.

1일 광주 서구의회에 따르면, 전날 제300회 2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1년도 3회 추가경정 세입·세출예산안' 심의 직전 김옥수 의원의 예결위원 자격을 놓고 언쟁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 9월 회기부터 김 의원은 청소년문화의집, 제2청사 건립 관련 서구청의 위법 행정 행위를 지적하며 관련 예산 삭감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삭감된 예산이 소관 상임위에서 갑자기 부활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예산 심의가 일어나고 있다"며 반발했다.

급기야 지난 10월14일 제299회 임시회 3차 본회의 폐회식에서 동료 의원들을 비판하며 "이렇게 할 거라면 예결위원을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이후 김 의원은 예결위원 사임이 공식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 전날 예결위 회의에 참석하려 했다. 그러나 고경애 예결위원장은 "이미 의회사무국의 절차대로 김 의원은 예결위원에서 사임된 상태다. 의사진행 방해에 해당한다"며 퇴장을 요청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반발했고, 고 위원장과 말다툼을 한 뒤 퇴장했다.

고 위원장과 김 의원 간 언쟁은 이날 본회의장에서도 재연됐다. 김 의원은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안 심의 내용을 보고하는 고 위원장을 향해 "위원 빠진 예결위 예산 심의가 타당하느냐. 답할 수 있느냐"고 잇따라 질의했다.
 
 고 위원장은 상기된 목소리로 "답할 수 있다. 3선 의원이 초선 의원에게 그런 식으로 말씀하는 것은 정말 맞지 않다.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는 지켜달라"고 맞섰다.

김 의원도 곧장 전날 예결위 속기록을 일일이 읽으며 "3선 의원에게 초선 의원이 '똑바로 해', '아주 못된 버릇만 어디서 배워 저런 행동을 하고 자빠졌어?'라고…"라면서 응수했다.

고 위원장은 "자빠졌어? 그런 소리는 안 했다"며 "동료 의원에 예의를 지켜달라"고 했다. 또 "남아일언중천금이라고…본 회의장에서 (예결위원 사임 의사를) 두 번 했으면 책임을 지고, 당연히 사퇴인 줄 알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사임을 결재한 김태영 의장과도 예결특별위원 사임 규정을 놓고 옥신각신했다. "김 의원은 '예결위가 봉숭아학당 같아서 위원 못 해먹겠다'고 해놓고 왜 봉숭아학당에 들어오려고 하느냐?"는 어느 의원의 힐난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의장은 결국 김 의원의 사임 및 다른 의원 보임(예결위원 보충) 관련 안건을 상정, 통과시켰다. 김 의원이 거듭 반발했지만 본회의는 마무리됐다. 관례보다 20여분 지연돼 낮 12시20분께 종료됐다.

'광주시 서구의회 위원회 조례'에는 특별위원회(예결특위·윤리특위) 위원장이 아닌 위원의 사임에 대해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 구체적인 해석과 상위 법령 준용 여부를 두고 입장이 엇갈린 이유다.

김 의원은 "본회의 발언 만으로 사임 절차를 일방적으로 진행한만큼, 원천 무효"라며 "조례에 근거된 규정이 없다면 국회법 등을 준용하고, 의정 전문가 해석에 따라야 한다"면서 "다수의 위법한 횡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의원들은 "국회법까지 갈 것 없이 관례적으로나, 특별위원장 사임 규정 등을 감안해 의장 허가를 받아 사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의회사무국도 지난달 29일 김 의원의 예결위원 사임에 대한 의장의 결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폐회 중에 국한한 것이니 회기 중 결재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서구의 공무원은 "8대 의회 내내 김 의원과 다른 의원들 사이 험악한 말이 오가며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집행부의 잘못된 예산 행정을 바로잡는다는 예결위원회 본질은 흐려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옳고 그름을 떠나, 구민들에게 못보일 꼴을 보인 것 같아 민망하고 부끄럽다. 의원 각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서구의회 예결특위는 오는 17일부터는 서구가 제출한 '2022년도 세입·세출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심사에 들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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