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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증산 유지 결정에 전문가들 "바이든 정부의 승리"

등록 2021.12.03 11:05:03수정 2021.12.03 13: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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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증대·비축유 방출 압력에 손 든 셈

일부 전문가들 "증산 유지 결정 타당" 해석

1월 수요 증가·예비원유량 부족 때문이라도

증산 방침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

[지다(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사우디아라비아 지다에 있는 석유업체 아람코의 공장 앞에 연료수송트럭이 줄지어 서 있다. 2021.11.30. photo@newsis.com

[지다(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사우디아라비아 지다에 있는 석유업체 아람코의 공장 앞에 연료수송트럭이 줄지어 서 있다. 2021.11.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OPEC+의 하루 40만 배럴 증산 계획 유지 방침이 국제 유가 안정화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비가입국인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는 2일(현지시간) 화상회의를 통해 내년 1월에도 증산하는 계획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OPEC플러스는 시장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즉각 조정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번 결정은 시장의 전망과 정반대의 결과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코로나19 바이러스 출현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석유소비국들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에 증산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이를 "바이든 행정부의 승리"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치솟는 유가를 낮추기를 희망하며 산유국들에 생산량 증대를 요구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비축유 방출까지 결정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OPEC+의 증산 방침 유지는 유가 안정화를 위해 직접 나선 미국의 압력에 손을 든 셈이라는 해석이다.

다수의 분석가들은 OPEC+가 시장 전망과 다른 결정을 내렸지만 이러한 증산 유지 결정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지, 그저 큰 우려일 뿐인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섣불리 증산을 중단하는 것도 국제경제에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컨설팅 업체인 FGE의 분석가들은 NYT에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상황이 나아지고 있음을 언급하며 "1월 원유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라도 증산을 중단하지 않은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OPEC이 보유한 예비원유량이 현저하다는 차원에서도 이러한 결정이 도출될 수밖에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JP모건은 OPEC의 예비원유량이 전체용량의 4%에 불과하며 1995~2020년 평균 14% 줄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예비용량이 줄어들면 유가가 급등하고 투자자들이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이유로 2023년에는 평균 가격이 82달러 수준이나 150달러를 넘는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 때문에 OPEC이 전체 생산량을 키우기 위해 투자할 것이란 입장을 보였던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증산 방침 유지 결정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암리타 센 에너지애스펙츠 원유부문 선임 분석가는 "OPEC플러스 회의에서는 오미크론 뿐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이슈들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OPEC 자체 전망으로는 석유 비축량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망이 맞다면 이번 증산 유지 방침은 정치적 각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증산 결정을 환영했다.

FT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공보비서관은 "최근 몇 주간 파트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OPEC플러스 생산국이 유가 압박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한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리서치 회사인 IHS 마킷의 부샨 바리 전무는 "이번 결정이 유가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며 "불확실성과 불확실성을 일치시킨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국제유가 안정화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CNBC에 따르면 OPEC+의 이날 발표로 국제 유가는 발표 직후 하락했다 이내 반등했다.

발표 직후 국제 기준인 2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1% 하락한 68.01달러에, 미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3% 내려간 64.70에 각각 거래됐다.

그러나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69.95달러로 1.1% 상승했고, WTI는 1.3% 오른 66.43달러에 거래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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