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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숙 교수 별세, 반유신·5.18항쟁 '행동하는 교육자'

등록 2021.12.06 12: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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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항거' 교육지표 사건, 5·18항쟁 2차례 옥고·해직

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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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유신 체제 교육 이데올로기에 맞서 학자적 양심을 지킨 송기숙 전남대 명예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86.

6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송 명예교수가 지난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송 명예교수는 1935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학업을 마친 이듬해인 1965년 소설 '이상서설'을 내고 작가로 등단했다.

1978년 전남대 문리대 교수 시절 동료교수 10명과 함께 유신 정권의 국민교육헌장을 비판하는 '우리의 교육지표'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후 송 명예교수를 비롯한 11명 전원은 당시 중앙정보부에 연행됐고, 전남대·조선대 학생들이 교수들의 석방과 민주화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교육지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송 전 교수 등에게는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 위반이 적용돼 구속 또는 해직됐다. 시위 참여 학생 30여명도 제적 또는 정학 징계를 받았다.

송 명예교수는 2013년 '교육지표' 사건과 관련해 35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뉴시스] 1978년 교육지표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던 송기숙 전 전남대 명예교수가 35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진=뉴시스DB) 2021.12.06. mdhnews@newsis.com

[광주=뉴시스] 1978년 교육지표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던 송기숙 전 전남대 명예교수가 35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사진=뉴시스DB) 2021.12.06. [email protected]


 불법 구금된 기간에 대한 형사 보상금(7367만7600원) 중 변호사 수임료를 제외한 6962만5332원 전액을 전남대 대학발전기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2019년에도 후광(後廣)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된 후광학술상을 수상한 뒤 상금 1000만원 전액을 후학들을 위해 쾌척했다.

송 교수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학생수습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내란죄 명목으로 옥고를 치렀으며, 또 다시 해직됐다.

1984년 대학 강단으로 돌아온 뒤에는 제자 양성과 함께 사회 활동에 활발히 참여했다.

송 교수는 공동 저자로 1987년 '5·18 광주민중항쟁사료전집'을 펴내기도 했으며, 같은해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를 창립해 초대 의장을 역임했다. 또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의장 등을 거쳐 1996년에는 전남대학교 '5·18연구소'를 설립해 초대 소장을 맡았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기인 2004년부터 3년 간은 대통령 직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했다. 이후 전남대 명예교수를 지내다 퇴임했다.

송 명예교수는 소설가로서도 왕성히 활동했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구체화하는 작품을 통해 실천적 해결에 앞장섰다. 1920년대 반봉건적·반일본적 소작 쟁의를 소재로 한 '암태도',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녹두장군' 등이 대표작이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송 전 교수는 7일 오후 1시 서울추모공원에 안장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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