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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파킹 1호 기소' 펀드매니저·증권브로커, 유죄 확정

등록 2021.12.07 12:00:00수정 2021.12.07 15: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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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채권파킹 거래 손실, 투자자 돈으로 보전한 혐의
펀드매니저, 1심 실형…2심 "손실액 불특정"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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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펀드매니저가 장부에 기록하지 않고 더 많은 채권수익을 내기 위해 증권사와 모종의 거래를 하는 이른바 '채권파킹 거래'로 처음 적발된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브로커 등이 유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8명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3년 투자자들에게 업무상 임무를 어기고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옛 ING자산운용(맥쿼리투자신탁운용)에서 펀드매니저 업무를 하던 A씨와 B씨는 증권사 브로커들과 함께 채권파킹 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권파킹 거래는 펀드매니저가 매수한 채권을 증권사에 보관(parking)한 뒤 약속한 시점에 다시 사들이는 것이다.

펀드매니저가 사들일 수 있는 채권 한도는 정해져 있는데, 증권사에 보관해두면 펀드매니저의 장부에 기록이 남지 않는 점을 이용한 거래 관행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증권사에 보관해둔 채권가격이 오르는데, 이때 펀드매니저는 채권을 다시 사들여 수익을 낼 수 있고 증권사는 수수료를 얻게 된다.

그런데 A씨 등이 채권파킹 거래를 했던 당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채권을 보관하던 증권사가 손해를 입게 되자 A씨 등은 다른 투자자의 돈으로 비싼 값에 채권을 사들여 손실을 보전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 등이 손실을 보전해주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100억여원의 손해를 입힌 것으로 보고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투자자 중에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증권사 브로커 2명으로부터 채권파킹 거래를 유지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여행경비 등 800여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비슷한 목적으로 돈을 주고받은 채권매니저 7명과 자금 담당자 2명, 증권사 브로커 9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A씨 등 펀드매니저가 채권파킹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투자자의 돈으로 보전해준 행위는 업무상 임무를 저버린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은 각각 A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2700만원을, B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8400만원을 선고했다.

채권매니저들은 벌금형과 징역형 집행유예 등을, 자금담당자들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증권사 브로커들은 무죄 판결된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2심은 A씨 등이 투자자들에게 입힌 손해를 특정할 수 없다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이 아닌 업무상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금리가 수시로 바뀌고 거래단위가 크며 정확한 시장 가격을 판단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A씨는 1심보다 줄어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2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 등 8명이 항소심 판단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한편 금융업계에선 법원이 채권파킹 거래에 대해 첫 판단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검찰이 채권파킹 거래를 적발해 재판에 넘긴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펀드매니저가 임의로 채권파킹 거래를 한 것은 투자자와의 계약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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