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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헝다 위기…국내 기업들 "파장 커질까 예의주시"

등록 2021.12.08 05:05:00수정 2021.12.08 05: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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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중국 광둥성)=AP/뉴시스]중국 남부 선전(深圳)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앞을 23일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일 폭락을 계속해온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의 주식이 23일 홍콩 증시에서 12% 급등했다. 2021.9.23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6일까지 내야 하는 채권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일단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국내 철강업계는 헝다그룹이 파산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헝다그룹이 진행하는 부동산 프로젝트가 멈추면서 철강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헝다그룹의 부동산 건설부문은 중국 280여개 도시에서 1300여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들이 중단되면 철근, 형강 등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경우 대(對)중국 수출량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중국 시장은 워낙 저가로 형성된 시장인데다가 자국산 위주로 유통되고 있어 수출 감소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의 경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보다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철근, 형강과 같은 건설용 철강재를 직접 생산하진 않고 있다. 해외 자회사 중 베트남에 위치한 포스코 야마토 비나에서 건설용 강재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중국향 물량이 일부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내 수요 감소로 중국산 철강재의 해외 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중국 철강사들이 헝다그룹 파산으로 철강재 수출을 늘릴 경우 해외 시장에 저가 중국산 철강재가 증가할 수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증가로 수출 가격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건설산업향 수출이 미미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저가 중국산이 늘어나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헝다그룹이 배터리 사업에도 뛰어들었던 만큼 국내 배터리 업계도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다. 다만 헝다의 배터리 사업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은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회사에 있다가 헝다 배터리 사업부에 간 인력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매우 적은 수"라며 "헝다가 배터리 사업을 한다고는 하지만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보겠다는 단계이고 시장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도 "헝다가 파산한 것보다 헝다에 중국 정부가 관여돼있다는 점이나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가령 헝다 파산을 계기로 중국 기업에만 배터리 보조금을 주거나 유리한 정책을 쓰는지 여부 등 간접적인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년째 중국시장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체들 역시 헝다그룹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시장에서 심각한 매출부진을 겪었고, '해외 첫 생산기지'라는 상징성을 가진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하는 등 현지 사업조직 정비에 나선 상황이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기지를 정비하면서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이 가진 영향력 등을 감안, 신차를 대거 투입하고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반전을 노렸지만 올초 출시한 전략 전기차 '밍투EV'를 3∼9월 69대 판매하는 등 처참한 실적을 보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현지 판매가 좋지 않았던 만큼 헝다 사태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헝다사태가 중국을 넘어 세계 경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등 IT제품의 경우 소비 측면에서 경기에 민감해 헝다 사태로 인해 유동성 위기로 소비 심리가 둔화된다면 IT제품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불안감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가전 업계 관계자는 "사태 확산시 소비 위축 등까지 번질 수 있겠지만 리스크가 일단 중국 시장에 국한되는 만큼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리 영향 등에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헝다 파산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상으로 인한 환차손 발생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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