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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총체적 부실이 부른 사고[현산 광주참사②]

등록 2022.01.1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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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콘크리트 양생 부족…지지대 철거 등 부실시공 정황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 수개월 전부터 민원 제기
"203동서도 슬래브 무너진 적 있다" 경찰 수사 나서
감리단은 '공정 적합'…국토부는 '빗물 고임'만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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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7일째인 17일 오전 붕괴 아파트 인근의 철조망에 구조를 바라는 시민들의 노란리본이 매달려 있다.  2022.01.17. hgryu77@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2명의 사상자와 5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파트 외벽 붕괴사고는 부실시공, 관리감독 소홀, 안전 불감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빚어진 '인재(人災)'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안전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고층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부족이나 철근 이음 불량, 지지대의 이른 철거 등 부실시공 가능성이 있었는데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 하지 못하면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콘크리트 양생 부족, 지지대 철거 등 부실시공 정황

19일 건설업계와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원인으로 콘크리트 양생 부족, 철근 이음 부실, 지지대의 이른 철거 등이 지목되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고 원인과 관련,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복합적"이라며 "안전 불감증, 언론에서도 지적된 무리한 공기, 부실시공 다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콘크리트 불량 가능성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경찰은 철근, 콘크리트 회사 등 하청업체와 공사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레미콘 회사 등을 차례로 압수수색 했다.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도 콘크리트 압축 강도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 콘크리트 타설 후 충분한 양생기간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타설을 하다가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사고 당일 광주 지역 평균기온은 영하 1.6도였는데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공개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작업 일지를 보면 5~8일 만에 여러 층의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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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1일 오후 3시 47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한 고층아파트 신축 현장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외벽 울타리 너머 주차 차량 등이 파손됐으나 현재까지 인명·재산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독자 제공) 2022.0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최소 12일에서 18일까지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고 해명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최근에는 한 건설사에서 이번 붕괴사고의 원인을 검토한 내부 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A사는 보고서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 타설 하중에 대한 하층부 슬래브의 지지력 부족을 지목했다.

A사는 보고서에서 "39층 타설 하중이 하층부(PIT층) 슬래브의 설계하중을 초과했다"며 "시공하중이 초과되어도 동바리 등 지지대가 있으면 안전성이 확보되지만 현장의 기술적 판단 미비로 철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사당국도 '무량판 구조'로 짓던 광주 화정아이파크 내부에 동바리 등 지지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곳곳서 사고 조짐 보였는데…감리·관리감독 '유명무실'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와 인근 상인들은 이 같은 부실시공 정황이 이미 수개월 전부터 포착됐다고 입을 모은다.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은 수개월 전부터 콘크리트 파편과 건설 자재가 떨어져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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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안전사회시민연대' 회원들이 17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광주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1.17. kkssmm99@newsis.com

경찰은 또 광주 화정아이파크 203동에서도 콘크리트 타설 후 일부 슬래브가 무너져 내린 적이 있다는 작업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부실시공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었지만 건설현장 감리와 주무관청의 안전점검 등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서구청 등에 따르면 광주 화정아이파크 현장의 공정과 안전 감독을 책임지는 감리단은 착공 이후 총 11권의 감리보고서를 제출했는데 모두 공정이 '적합하다'고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토교통부 산하 익산국토관리청이 지난해 9월 사고가 발생한 공사 현장에 대한 특별·불시 점검을 벌였는데 '빗물 고임' 현상만 발견하고 시정 조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부가 운용 중인 '건설공사 현장 점검 매뉴얼'에는 현장 점검에서 공사 종류와 상관없이 콘크리트 양생의 적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당시 해당 공사 현장의 공정률은 약 48.2%로, 콘크리트 양생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

이와 관련, 홍기원 의원은 "건설공사 현장 점검 매뉴얼이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점검 인력 충원 등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매뉴얼이 실제로 철저하게 준수되도록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시공과 감리, 당국의 안전 관리감독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이 빚어지면서 아파트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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