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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금융권 가계대출 3배 급증…올해도 풍선효과?

등록 2022.01.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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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새해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재설정되면서 대출을 중단했던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가 다시 열리고 있다. NH농협은행은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전체 가계대출을 정상화한다. 출범 9일 만에 대출 한도 소진으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던 토스뱅크도 이달부터 대출 영업을 시작했다. SC제일은행도 지난 8월부터 판매를 잠정 중단했던 신규 주담대 상품을 다시 선보인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의 대출상담 창구 모습. 2022.01.03.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새해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재설정되면서 대출을 중단했던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가 다시 열리고 있다. NH농협은행은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전체 가계대출을 정상화한다. 출범 9일 만에 대출 한도 소진으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던 토스뱅크도 이달부터 대출 영업을 시작했다. SC제일은행도 지난 8월부터 판매를 잠정 중단했던 신규 주담대 상품을 다시 선보인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의 대출상담 창구 모습. 2022.0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지난해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으로 대출수요가 몰리면서,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1년 새 3배 가량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금융, 보험, 저축은행, 여전사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이 35조9000만원 늘어 전년 11조5000억원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107조5000억원)의 약 33% 수준으로, 전체 가계대출 대비 비중 역시 전년(10.2%) 보다 크게 늘었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2017년 31조7000억원, 2018년 14조7000억원에 달했지만 2019년엔 4조5000억원 감소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2020년에도 11조5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업권별로 보면 농협(11조3100억원), 새마을금고(4조9500만원), 신협(1조8700억원) 등 상호금융에서 19조50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6조3000억원, 여전사는 4조7000억원 늘었다. 보험업권은 5조4000억원이 늘어 전년(1조7000억원) 보다 3배 증가했다.

제2금융권 대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정부가 지난해 총량규제와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은행권 대출을 강도 높게 조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에 발맞춰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대출 창구를 닫았고, 1금융권 대출이 막힌 차주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또 대출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도 2금융권 대출 수요를 더욱 가속화했다는 의견이다.

실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017년 58조8000억원, 2018년 60조5000억원, 2019년 60조8000억원으로 비슷한 증가세를 유지하다 2020년 100조7000억원으로 크게 뛰어올랐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가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난해 은행권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지면서 2금융 쪽으로 대출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또 주요 대출금리 역시 2금융권과 은행권이 큰 차이가 나지 않다보보니 대출자들의 수요가 더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2금융권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부채 규모 뿐 아니라, 질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단 것이다.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원리금 상환 부담 급증으로 가계부실, 금융기관 충격 및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지난해 6월말 기준 가계대출은 12조7000억원의 추가 이자상환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주택 등 자산가격 급락,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가계소득 감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 등 가계부채 부실화를 촉발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들로 꼽았다.

그는 "향후 글로벌 차원의 긴축발작, 경기 급락 및 자산가격의 심각한 조정 상황 등의 외부충격이 발생한다면 급증한 가계부채 리스크에 노출된 취약차주와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곤란이 가중되고, 사회적 문제로 확장될 수 있어 선제적 리스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올해 역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대상이 총대출 2억원 이상에서 7월부터는 총대출 1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어, 추가자금이 필요한 이들이 2금융권으로 몰려들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다만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1.25%까지 올리는 등 본격적인 금리상승기가 도래한 데다, 이달부터 2금융권에 대한 DSR 규제가 강화된 만큼 2금융권 대출 급증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많다. 그간 차주별 DSR은 은행권은 40%, 2금융권이 60%가 적용돼 20%포인트 차이만큼 2금융권에서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달부턴 2금융권 DSR 기준도 50%로 낮아졌다. 또 이달부터 금융당국은 DSR 산정시 카드론도 포함시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연초여서 시장을 예측하긴 힘들지만 전반적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여러 경제 여건을 보면 지난해와 같이 대출로 몰리는 분위기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서도 국내 은행들은 가계의 신용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올 1분기에도 강화된 대출태도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됐다.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상호저축은행(-13), 신용카드회사(0), 상호금융조합(-45), 생명보험회사(-24) 등으로 신용카드회사를 제외한 모든 업권에서 전분기에 이어 강화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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