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부산 BRT 개통 한 달…지하상가에 드리워진 그림자

등록 2022.01.21 11:11:30수정 2022.01.21 13:02: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유동인구가 70~80% 정도 줄었다"
"매출이 평균 67% 하락했다"

associate_pic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18일 부산 남포 지하상가 한 곳에 코로나19와 중앙버스전용차로(BRT) 개통의 여파로 경영이 악화돼 폐업한 업소들의 빈 점포가 늘어서 있다. 2022.01.18. kwon97@newsis.com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대개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시민의 교통편의는 증진됐지만 인근의 지하상가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이에 따라 상인들은 부산시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지하상가 활성화 정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 20일 중앙대로 서면 광무교에서 충무동 자갈치 교차로까지 7.9km 구간의 BRT를 개통시켰다. 한 달이 지난 21일, 같은 구간의 지하상가 상인들은 BRT 개통 전에 비해 매출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BRT 개통과 함께 설치된 횡단보도 때문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졌다고 주장했다. 광무교~자갈치 교차로 구간에는 총 24개의 횡단보도가 BRT 개통과 함께 신설됐다.

광복·남포 지하상가 상인들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상권에 또 다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광복지하도 상가 정명섭 상인회장은 "기존에 영도에서 오는 손님들이 지하상가로 많이 왕래했지만, BRT개통 후 대부분 지상으로 이동하면서 유동인구가 급감했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재 상가 입찰이 진행되면 번번이 유찰되고, 최악의 상태에서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광복지하상가에서 30여년간 옷가게를 운영해온 A씨도 "부산처럼 지하상가가 잘 조성되어 있는 곳에 BRT를 설치하는 것은 상가에는 치명적"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을 겨우 견디고 있는데, BRT까지 설치되니 앞으로 경기가 나아질 희망까지 사라졌다"고 호소했다.

자갈치 시장과 BIFF광장 사이에 위치한 남포지하상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횡단보도 4개가 설치되면서 상인들은 유동인구가 70~80% 정도 줄었다고 호소했다.

남포지하도 상가 문경채 상인회장은 "총 285개의 상가 중 약 25%에 달하는 70개가 공실상태이고, BRT개통 후 상가들의 매출이 평균 67% 하락했다"라며 "상인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하소연했다.

문 회장은 또 "시에서 지난해 지하상가 활성화를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상인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은 전무하다"면서 "지하상가 활성화 사업도 상인들이 살아남아야 의미가 있지 않느냐"며 지원의 시급성을 주장했다.

지상 상가들이라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BRT 개통으로 호황을 맞을 것 같았던 지상상가들의 상황도 대부분 좋지 못하다. 그나마 새로 생긴 횡단보도 부근에 상점들은 매출이 크게 올라 반기고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지상상가들은 기존에 있던 버스 정류장이 도로 가운데로 옮겨지면서 손님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associate_pic

[부산=뉴시스] 부산 중구 남포동 인근 중앙버스전용차로(BRT) 버스 정류장



남포동 지하상가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B씨는 "손님이 줄어 영업을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라 오는 4월 상가계약이 끝나는 대로 폐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하상가 상인들은 코로나19가 끝나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정 회장은 "코로나19의 여파는 일시적이지만, 유동인구의 순환을 끊은 BRT는 영구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공실이 점점 증가하면 시 입장에서도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회장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관광버스가 찾아왔을 때 BRT개통으로 정차할 곳이 없다"라며 "BRT로 발생하는 문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하상가 상인들은 시의 적극적인 행정과 지원책을 요구했다.

정 회장은 "BRT 사업은 시에서 추진하는 정책이라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난 후 반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하도 상가 특화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손님들을 끌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회장은 버스 내 지하상가에 대한 홍보멘트 방송, 인근 버스 정류장 간판에 지하상가 홍보포스터 설치, 점포확장에 제약을 완화해 브랜드 상점 영입 등의 방안을 제시하며 "우선적으로 단 한 개의 방안이라도 시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2일 '지하도상가 르네상스(再生) 2030'을 발표하고 ▲쇼핑객 맞춤형 시설환경 개선 ▲스마트한 상가 운영 ▲상가별 특성화 전략으로, 상권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정체된 지하도상가를 부활시킬 6대 실천과제와 18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임대료 50%감면을 계속해서 지원하고, 오는 3월 상가발전위원회를 발족해 지하상가 지원 사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한다"라며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설치 사업도 올해 안으로 예산을 심사·확보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won97@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