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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서 옷입기, 현실세계보다 훨씬 어렵다

등록 2022.01.21 13:14:12수정 2022.01.21 14: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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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표현 방식 무제한이지만 그만큼 선택지 많아 고민
현실세계와 메타버스와 근접해지면 차이 줄 수 있는 반면
메타버스 의상이 현실 의상에 영향 미치는 낙수효과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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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로파크=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페이스북 본사 직원들이 회사의 새 로고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미래에 대한 가상현실 비전인 '메타버스'(Metaverse) 구축을 반영하기 위해 회사 이름을 '메타플랫폼 주식회사'(메타)로 바꿨다.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의 이름은 그대로 유지된다. 2021.10.2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메타버스가 미국 대형기술기업들 사이에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메타버스가 어떤 것인지는 일반에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메타버스에서 통하는 옷차림"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메타버스 세상에서 옷입기가 어떤 것일지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다음은 기사요약이다.

지난 10월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회사이름을 메타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그를 대신한 가상인간 마크 Z가 몰입형 동영상 속에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메타버스라는 이름의 새로운 가상현실 속 삶이 얼마나 멋진 지를 보여주는 방식을 사용했다.

체험형 예술도 있고 우주선처럼 사람들이 둥둥 떠다니면서 회의하는 모습도 있었다. 만화로 그린 마크 Z는 검은 진바지에 흰 운동화, 파랑 긴소매 셔츠를 입었으며 익숙한 얼굴이지만 몸은 좀 더 단단해 보였다.

어떤 사람이 "무슨 옷이든 입을 수 있었을 텐데 고작 이런 옷을 입고 나왔나요?"라고 질문했다.

저커버그 말대로 다가오는 미래의 장점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새롭고 즐거우며 크게 이목을 끄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 평상시 입던 것과 달리 정말 멋진 옷을 입어야 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그의 옷장 안에는 해골이 그려진 바디슈트와 우주복이 있었다. 앤드루 보스워스 메타사 기술최고책임자는 거대 로봇 차림으로 등장했었다.

가상세계는 다음과 같이 약속하고 있다: 신체, 중력, 환경, 기대, 경제력과 무관하게 원하는 누구라도 될 수 있고 자신만이 인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혁신적인 패션을 무한차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용감하거나 멋지거나 공격적이거나 친환경적이거나 성별, 나이, 인종, 직업, 심지어 종까지 바꿀 수 있다. 부자, 마른 사람, 운동선수로 보일 수 있다. 불가능한 것을 할 수도 있다.

브랜드전략 회사 라이트 이어스 설립자 루시 그린은 "감각의 한계를 뛰어 넘어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저커버그는 왜 평상복 차림을 한 것일까?

바로 가상세계 속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사실 힘들고 복잡한 문제라는 점을 보여주는 일화다. 저커버그의 계획대로 메타버스와 현실세계 사이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면 문제는 한층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매일 아침 무엇을 입을까 고민하는 것처럼 메타버스에서의 옷입기가 고민스런 문제가 되는 것이다.  

뉴욕대 철학과 교수 겸 가상세계를 받아들일 것을 강조하는 책 '리얼리티+'의 저자인 데이비드 찰머스는 "현실세계에서 우리는 의상을 여러 용도로 활용한다.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말하는 심리적 정체성과 나를 어떻게 표현하는 지를 말하는 사회적 정체성이 모두 포함된다. 가상현실 세게에서는 한층 더 복잡하다"고 말했다.

결국 현실세계보다 제한이 크게 적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변수가 더 많은 셈이다. 사람들이 더 많이 가상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면서 자기표현의 방법이 더 많아지고 더 많은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그것을 뒷받침할 것이며 선택지는 더 많아지지만 동시에 선택하기가 더 어려운 것들을 자신의 아바타에 입혀야 하는 것이다.

이미 가상현실 아바타에게 입힐 의상을 선도하는 패션기술산업회사들이 만들어져 있다.

2019년 다리아 샤포발로바와 나탈리아 모데모바가 개설한 가상 패션 부티크 드레스X(DressX)에만 디지털 패션 전용 브랜드가 100개 이상이다. 디지털 시장 재벌그룹 파페치(Farfetch)사가 내놓은 드레스트(Drest) 같은 디지털 스타일링 게임은 수백가지의 디지털 의상을 입어볼 수 있게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현실세계 구매도 가능하다. 각종 가상 플랫폼에서 다양한 가상 의상을 제품을 입어볼 수 있는 기성복 브랜드들도 성장하고 있다. 이들 모두 가상 디자인 교육을 받은 패션학교 졸업생들이 일하는 메타버스 기업 현장이다.

구치는 로블록스라는 가상 구치 정원을 만들었고 랄프 로렌은 가상 RL 스키상점을 만들었다. 영국 패션위원회는 메타버스 디자인을 위한 플랫폼에서의 "패션상 체험"을 개최했다. 발망은 게임 플랫폼 알타바와 함께 고유 한정판 의상을 선보였다. 발렌시아가는 자체 게임 "미래세계: 미래 시대"라는 게임을 만들어 포트나이트 게임 전용 특별 의상을 소개했으며 메타버스 전용 부서도 만들었다. 구치와 메종마르지엘라와 디젤의 모회사 OTB도 "과감한 가상 체험"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나이키사가 가상 신발회사 RTFKT를 인수했다. 이후 지방시, JW 앤더슨, 아디다스 등이 매주 대체불가능토큰(NFT)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3월에는 메타버스 패션위크가 디센트럴랜드와 UNXD사 후원으로 열린다. UNXD는 돌체 앤 가바나가 만든 600만달러(약 71억5680만원)짜리 여성복 NFT 경매를 주관한 회사다.

메타버스에서 선보일 수 있는 패션은 실로 엄청나게 다양해졌다. 다만 특정 플랫폼에서 입어볼 수 있는 패션이 다른 플랫폼에서는 입어보기 힘들다는 한계가 남아 있다.

드레스X에선 30달러(약 3만6000원)부터 1000달러(약 120만원)까지의 제품을 판매한다. 고급 브랜드나 쿠튀르 매장보다는 싸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가상 세계에서 쿠튀르에 해당하는 것이 NFT다. 블록체인으로 한사람만이 소유했음을 보장하는 의상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패션을 선택할 때 적용되는 사회적 제한은 아직 가상세계에 뿌리내리지 않고 있다. 저커버그가 프리젠테이션을 한 뒤 메타사는 "발렌시아가, 메타버스에서 드레스 코드는 뭐지"라고 트윗을 할 수도 있었지만 사실은 아직 드레스 코드가 없다.

메타버스에선 한 사람이 여러 캐릭터를 가질 수 있다. 각각의 캐릭터마다 극단적으로 다른 정체성을 갖는 것도 가능하다. 이 점 때문에 사람들은 온라인 생활에 더 빠져들수록 더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또 지금은 잘 차례입은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 형편없다는 평을 받기도 쉽다. NFT 의상을 구입했다면 이런 문제는 영구적으로 남는다.

LVMH사 최고디지털책임자 출신으로 가상지갑을 제공하는 레저(Ledger)사 최고 체험책임자 이안 로저스는 "모든 것이 아직 실험 대상"이라고 말했다. "모두 우르르 몰려가는 골드러시 단계지만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멋진 신세계"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에서처럼 자신을 알아볼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으며 자신이 되고 싶어하는 대상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사실 직업과 같은 단서가 없다면 가상 공간에서 의상은 훨씬 중요해질 수 있다. 메타버스에선 의상이 아이덴티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보다 근접하게 된다면 두 세계는 공존하게 되고 가상현실에서 의상을 통해 표현하는 아이덴티티와 현실에서 입는 의상을 통해 나타나는 정체성 사이에 유사성이 생기게 된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에서 발현된 창의력이 현실세계의 의상에 영향을 미치는 낙수효과도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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