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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해고사유' 요구한 '학생 신체접촉' 교사…대법서 패소

등록 2022.01.2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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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학생 부적절한 신체접촉·발언으로 해고
"해고사유 못들었다"며 소송…1·2심 승소
대법 "면담 과정서 해고사유 특정"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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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자신이 맡은 학급 학생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신체접촉과 발언을 했다는 사유로 해고된 교사가 '구체적인 해고 사유를 듣지 못해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학교 측과 면담을 통해 자신의 해고 사유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기간제 교사이던 A씨는 지난 2018년 근무하던 학교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아 소송을 냈다.

당시 학교 측은 A씨가 담임을 맡고 있던 학생들로부터 부적절한 신체접촉 및 발언이 있어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다는 진술을 듣고 기간제 교사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A씨가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은 2018년 학급회의를 하면서 A씨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에 관한 논의를 했다. 당시 학생들은 'A씨가 체육시간에 발로 다리를 접촉했다', '하지 말라고 했는데 손을 잡아끌려고 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회의가 종료된 뒤 A씨가 학급의 회장, 부회장과 나눈 대화에서 '나한테 와서 먼저 치고 가거나, 나한테 성적인 발언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면 나도 참아야 되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도 기록에 담겼다고 한다.

또 학교 측은 A씨가 학생들의 손목을 잡아 데리고 가는 행동을 하거나 '살이 쪘다. 아줌마나 할머니 같다'는 등의 외모적인 부분을 언급했다는 취지의 진술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중노위에 첫 심판을 취소해달라며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돼 소송을 낸 것이다.

1심과 2심은 학교 측이 구체적인 해고 사유를 알리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근로기준법 27조 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 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다. 해고가 통지될 당시 학교 측이 A씨의 어떤 발언과 행동이 구체적으로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는 게 1심과 2심의 판단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이미 구체적인 해고 사유를 알고 있었으므로 절차상 위반이 없다고 봤다.

사용자가 해고를 통보할 땐 구체적인 사유를 전달해야 하지만, 근로자가 이미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면 근로기준법 27조 1항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학교 측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A씨의 비위행위가 학급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신체접촉과 발언 등으로 특정됐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성비위행위의 경우 행위가 이뤄진 상황에 따라 피해자가 느끼는 수치심이 달라질 수 있다"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복수의 행위가 존재하는 등의 경우에도 개개의 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소 불분명하더라도 A씨가 해고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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