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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꼰대' 표방하던 이상민의 불명예 퇴진

등록 2022.01.2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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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성적부진·연이은 음주운전 파문으로 감독 사임

선수단 자율 중요하게 여겼지만…느슨해진 팀 분위기

강성 지도자 기피하던 삼성, 후임 사령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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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고범준 기자 = 3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KBL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경기, 서울 이상민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1.01.3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현역 시절 '산소 같은 남자'로 불리며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던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이상민(50) 감독이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부족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26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하위 성적, 최근 불거진 선수단 내 음주운전 사고가 그를 사령탑에서 끌어내렸다.

이 전 감독은 2002년부터 은퇴한 2010년까지 9년 연속으로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달렸던 인기 스타였다.

앞서 연세대 재학 중이던 1990년대에는 실업 농구대잔치 인기 열풍의 중심이었다. 조각처럼 잘 생기진 않았지만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외모와 분위기로 여성 팬들에게 어필했다.

2010년 현역에서 은퇴하고, 미국 연수 이후 2012년 삼성 코치로 지도자 길을 시작했다. 2014~2015시즌부터 지휘봉을 잡고 이번 시즌까지 8시즌 동안 삼성을 이끌었다.

사임의 가장 큰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첫 타이틀에 도전했지만 준우승에 만족했다. 이게 최고 성적이다.

이후 2017-201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4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했다. 이번 시즌도 7승27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 감독으로 총 401경기를 치러 160승241패(0.399)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시즌 전부터 악재가 시작됐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정규리그 개막 전에 열린 컵대회에 참가하지 못했고,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개막 이후에는 아이제아 힉스, 이동엽, 장민국 등 주축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애초 최약체로 평가받던 삼성은 그나마 있던 선수들마저 쓰러지며 반등의 기대를 접었다.

현장에선 선수단 내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고 해도 이 전 감독이 다음 시즌 계속해서 지휘봉을 잡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이와 별도로 이 전 감독의 자율을 중시하는 지도 방식에 대해서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권위적이고, 불합리한 걸 좋아하지 않는 그는 부임 초기부터 선수단에 '스스로'를 강조했다. 공식 팀 훈련시간 외에는 철저하게 자율에 맡겼다.

상대적으로 강압적이고, 주입식 지도에 익숙하며 훈련 이외 생활의 일거수일투족까지 관리하는 다수 지도자들과 다른 방향을 택했다.

선진형 지도 방식이라며 현장의 평가가 나쁘지 않았지만 정작 삼성 선수단은 부응하지 못했다.

최근 가드 천기범은 음주운전 사고로 KBL로부터 54경기 출전정지를 받고, 구단 제재를 앞둔 상황에서 은퇴를 결정했다. 이 전 감독이 사임을 결심한 결정적인 장면이다.

삼성은 지난해 4월에도 김진영의 음주운전 사고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음주운전 사고가 재발하며 선수단 관리 소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설상가상으로 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나와 '왜 삼성만 그러느냐'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전염병 감염이 불가항력적인 이유가 있다고 하나 음주운전과 맞물려 관리 문제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했다.

한 관계자는 "왜 자꾸 삼성에서 음주운전 문제가 생기겠나. 선수단 분위기가 헐렁해서 그런 것이다. 선수들은 영악하다. 듣기 싫은 말 안 하고, 간섭하지 않는 지도자라고 해서 스스로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직 KBL 선수들은 그렇게 성숙하지 못하다"며 선수단 장악 실패를 지적했다.

삼성은 잔여 시즌을 이규섭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한다. 시즌 종료 후, 후임 사령탑을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강성 지도자를 선호하지 않았던 삼성이 어떤 청사진을 꺼낼지 궁금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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