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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공-한화 합작 '방산펀드', 구설 오른 이유

등록 2022.05.16 07:00:00수정 2022.05.16 07: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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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군인공제회, 한화시스템, '방산 펀드' 400억씩 800억 '맞손'
해외 연기금, 방산기업 속속 투자 제한해…ESG 투자 역행?
한화시스템 자금, 한화운용이 굴려…타 코파 펀드와 '대조'
군 장성 출신 등이 투자 승인…"굳이 민감한 시기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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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군인공제회가 한화시스템과 합작해 800억원 규모의 방위산업 벤처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해를 부를 요소들이 대거 섞여 있다"는 뒷말이 나온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에 맞지 않은 기업들에 굳이 계열 운용사를 통해 펀드를 조성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한화시스템과 총 800억원 규모의 국방 벤처펀드를 조성했다. 각각 400억원씩 출자했으며 펀드 운용사는 한화자산운용이 맡기로 했다.

펀드는 블라인드펀드 형식으로 운용된다. 기술, 사업역량이 검증된 국방 분야의 다양한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국내외 첨단 국방사업, 4차 산업 관련 혁신기술을 보유한 벤처사업에 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앞으로 4년간 분산 투자하며 만기는 10년이다. 자금 집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속속 진행될 전망이다. 투자기업 10~20곳에 각각 40~80억원을 집행하게 된다.

◆방산기업 속속 투자 제한하는데…ESG 투자 역행?

군인공제회와 한화시스템이 투자하기로 한 섹터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ESG 투자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해외 연기금·공제회들은 살상 무기 생산업체를 포함하는 방산업과 도박·카지노업체 등을 죄악주로 분류해 투자를 줄여나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국민연금이 ESG에 기반해 탈석탄을 선언하고 관련 '투자제한전략(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가이드라인 초안을 만들기 시작하는 상황이지만 해외 연기금·공제회는 이미 속속 도입한 상태다.

특히 해외 연기금들은 분산탄, 대인지뢰 등 비인도적 살상무기를 생산하는 기업을 스크리닝 대상에 올린 뒤 투자를 배제하는 중이다. 네덜란드 연기금(ABP)이나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등 대형 연기금들이 방산기업에 대한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실시하고 있다.

한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ESG 시대가 오고 있는 와중에 투자에 관심이 떨어지는 방산 업체들에 투자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ESG에 반하는 기업에 군인공제회를 제외하고 누가 투자할 수 있겠나 싶긴 하다"고 전했다.

한화시스템 측은 "한화시스템은 물론 한화그룹의 모든 방산계열사는 살상무기 제조를 하지 않는다"며 "항공우주나 양자컴퓨팅, 사이버보안 등 글로벌 기술주권 확보가 시급한 분야의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될 예정으로 살상무기와 연계된 투자는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군인공제회는 "회원복지 증진과 군 전력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공제회"라며 "국방 벤처분야에 우수한 투자기회가 생성되고 있어 이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익창출은 물론 국방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군 전략향상에도 이바지한다는 목적을 모두 달성하고자 국내 1호의 국방벤처펀드 출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이 낸 돈, 한화운용이 굴린다?

군인공제회와 한화시스템은 한화자산운용에 펀드의 운용, 관리를 맡겼다. 한화자산운용이 한화시스템의 한화그룹내 계열사 관계에 있어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P(출자자) 측은 한화운용이 방산 부문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한화시스템을, 한화생명을 통해 한화자산운용을 지배하고 있다. LP가 계열사 관계에 있는 운용사에 자금을 맡긴 셈이다. 통상 코파 펀드(Corporate Partnership Fund)를 조성할 때 회사 측은 이해상충을 회피하기 위해 GP(운용사)로 계열사를 선정하지 않는 편이다.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여러 기업들과 코파 펀드를 조성하면서 GP로 회사와 계열사 관계인 운용사를 단독 선정한 적이 없다. 교직원공제회 또한 지난 2019년 SK㈜와 손잡고 공동투자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할 때 GP로 IMM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

한화시스템 측은 "대규모 내부거래 사안은 공정거래법, 상법상 감사위원회, 이사회 검토를 통해 내부통제가 가능한지 점검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해당 펀드는 법적 위반 가능 여부 등을 감사인과 이사회를 통해 검토하는 법적 절차를 모두 밟고 공시를 마쳐 해당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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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성 출신·방산 업체가 '방산 펀드' 투자 승인…괜찮을까?

LP들이 방산과 관련해 전문성을 가졌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한화시스템과 군인공제회 등 LP들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인공제회의 경우 투자에 대한 최종 승인을 다루는 이사회에 군 장성 출신들이 포함돼 있어 오해를 부를 수 있다. 군인공제회는 투자에 대한 최종 승인을 이사회에서 받게 된다. 4명 중 2명이 군 장성 출신이다.

이사회는 김유근 군인공제회 이사장을 비롯해 정요안 기획관리부문이사 등이 참여한다. 김유근 이사장은 육사 출신으로 육군 요직을 거쳐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낸 인물이다. 정요안 이사는 예비역 육군준장 출신이다.

블라인드 펀드의 경우 일단 조성되면 GP인 운용사가 투자 책임을 지도록 돼 있다. 일반적으로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는 펀드를 조성한 뒤 투자 건에 대해 내부적으로 리스크를 심의한 뒤 승인을 거쳐 LP 측에 캐피털 콜과 함께 투자 내역을 알려주게 된다. 이때 투자에 대한 심의가 이뤄질 수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굳이 민감한 시기에 오해를 부를 만한 펀드를 조성해 의문이 든다"며 "내부적으로 이해상충을 해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해놓았겠지만 굳이 공제회가 그룹 계열사에 투자를 맡길 필요가 있었나 싶다"고 전했다.

군인공제회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펀드의 운용은 한화자산운용이 담당하며 군인공제회는 재무적 투자자로 투자대상 선정 등 자산운용에 일체 관여할 수 없다"며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대상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투자 대상 기업은 펀드에 대체투자승인위원회를 거쳐 결정돼 군인공제회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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