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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81일…러, 아조우스탈에 소이탄 쏘고 우크라, 동부 반전 모색

등록 2022.05.16 12:31:54수정 2022.05.16 14: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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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 퇴각 후 숨고르기…서부 르비우 SLBM 공습도

러, 우크라 동서 국경에 인근에 예비군 2500명 파병 움직임

우크라 "러군, 자국 국경 향한 우크라군 진격 막기 위해 노력"

[마리우폴=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안에서 러시아군과의 전투 중 부상한 아조우 연대 소속 군인들이 기자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2022.0.11.

[마리우폴=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안에서 러시아군과의 전투 중 부상한 아조우 연대 소속 군인들이 기자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2022.0.11.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81일차를 맞은 가운데,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향해 소이탄(燒夷彈·화염으로 적을 공격하는 폭탄)을 투하하며 완전 장악에 주력하고 있다.

또 북동부 하르키우시에서는 퇴각 후 손실된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서부 르비우 시에서는 공습 위주로 폭격을 감행하는 등 전반적인 숨고르기 속에 우크라이나 공략을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군은 루한스크 세베로도네츠크에서 거둔 승리를 바탕으로 돈바스 관문으로 통하는 이지움시 탈환을 목표로 러시아군의 추가 보급로 차단에 주력, 동부 전선에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 군은 남부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최후의 항전을 벌이고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러시아군이 소이탄을 사용했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서울=뉴시스]1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소이탄'을 투하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이날 친러 분리주의자 알렉산더 코다코프스키의 텔레그램 동영상을 인용 보도했다. (사진=가디언 동영상 갈무리) 2022.05.1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1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소이탄'을 투하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이날 친러 분리주의자 알렉산더 코다코프스키의 텔레그램 동영상을 인용 보도했다. (사진=가디언 동영상 갈무리) 2022.05.1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페트르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점령자들(러시아 군)은 어제 처음으로 마리우폴 방어군에 소이탄 또는 인폭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이탄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전문가에 맡기겠다면서도 "점령자들은 스스로 9M22C 소이탄이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가디언, 로이터 통신은 친러 분리주의자인 알렉산더 코다코프스키가 텔레그램에 직접 공개한 소이탄 투하 추정 동영상을 보도했다. 가디언은 아우조스탈 제철소를 향해 공중에서 뿌려지는 수 백발의 탄을 "하얗고 밝게 타오르는 탄약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묘사했다.

소이탄은 시가지·밀림·군사시설·인원 등을 파괴하거나 무력화시키기 위한 폭탄이다. 충전물 종류에 따라 테르밋(thermit) 소이탄·황린(黃燐) 소이탄·유지 소이탄 등으로 구분된다. 연소 온도가 2000~2만5000도씨까지 치솟아 인체에 치명적인 탓에 1949년 체결된 제네바협약 이후 사용을 금지해오고 있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군이 부상 당한 병력 대부분이 제철소 내부에 갇힌 상태에서도 결사 항전의 의지를 굽히지 않자, 러시아군이 제철소 소개(疏開)를 위해 국제사회 비판을 감수하고 소이탄을 투하를 감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다코프스키는 해당 동영상과 관련해 "만약 당신이 그것이 무엇이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면, 당신은 그것이 심지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WP는 마리우폴 상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군의 마지막 저항 세력이 은신하고 있는 아우조스탈 제철소에서 (러시아군의) 대규모 포격과 공습이 발생했다"며 "우크라이나 당국은 부상 당한 전사들을 석방하기 위해 러시아 측과 협상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하르키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동부 하르키우 외곽의 마을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2.05.15.

[하르키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동부 하르키우 외곽의 마을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2.05.15.

북동부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 점령에 실패한 러시아를 전선 밖으로 밀어내고 재탈환에 성공했다. 러시아군의 동부전선 후방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이지움 탈환을 목표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호르 테레호우 하르키우 시장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방위군과 우크라이나 군대의 노력으로 하르키우 도시에서 멀리 철수했다"고 밝혔다고 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보도했다. 올레흐 시녜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도 텔레그램에서 "몇 주 동안 치열한 전투 끝에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주변 일부 지역에서 후퇴 중"이라고 확인했다.

이지움은 하르키우 주의 소도시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로로 연결한다. 러시아 군은 지난달 이 곳을 점령한 이후 돈바스 지역 공격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삼았다. 이지움은 주요 보급로이자 돈바스 지역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포위하기 위한 전략 요충지다.

NYT는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북쪽의 이지움에서 남쪽의 도네츠크까지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포위하려는 목표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신 루한스크 지방 점령으로 동부 전선을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군이 공세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은 루한스크 세베로도네츠크 점령을 시도하던 러시아 군의 도하 작전을 저지하며 대승을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동부 시베르스키도네츠강 도하 작전 도중 강 건너에서 대기하고 있던 우크라이나의 집중 포격을 받고 73대의 탱크와 장갑차는 물론 1000∼1500명의 대대급 병력을 잃었다. 침공 이후 1000명 이상의 병력을 한 꺼번에 잃은 적은 없다.

영국 국방부는 일일정보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은 돈바스 공세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지난 2월 투입한 지상 전투 병력의 3분의 1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방은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 지역 공세에 100여 대대전술그룹을 투입했고 이들 중 상당 수가 전력 부족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관련해 "서방의 무기가 우크라이나로 계속 유입되면서, 수세적이던 우크라이나가 공격으로 전환했다"면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남동부 전선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우크라이나 군 내부에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페이스북에 올린 전황 보고에서 향후 러시아의 움직임에 관해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방향으로 (기존) 점령지를 유지하고, 우크라이나 국경 방향으로 우리 군의 진격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군사시설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로 공습을 시도했다.
[르비우=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 있는 타이어 상점이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을 받은 후 구조대원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르비우에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폭격으로 최소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2022.04.18.

[르비우=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 있는 타이어 상점이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을 받은 후 구조대원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르비우에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폭격으로 최소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2022.04.18.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오늘 오전 4시30분 군사 기반시설이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폴란드 접경 지역인 야보리우 지역 군사시설에 적의 미사일 4발이 명중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공군은 SNS를 통해 이날 아침 흑해에서 발사된 여러 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미사일 중 2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의 전면전이 다소 소강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러시아 군은 부족한 병력을 충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예비군을 집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통신사 우크린포름은 이날 "자국군의 손실을 충원하기 위한 러시아 예비군 약 2500명이  보로네시, 벨고로드, 로스토프 지역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며 "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영토 내 벨고로드 시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국경 인근, 보로네시는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쪽에 있다. 로스토프는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 인근에 위치해 있다.

한편, 러시아 군은 하르키우에서 퇴각 전에 루한스크 주(州) 세베로도네츠크 일대 병원을 폭격해 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의 텔레그램을 인용해 WP, CNN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침공 81일 동안 러시아가 의료 인프라 파괴를 목표로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하고 있다. 약 616곳의 의료시설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부분 또는 전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조사관은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600곳 이상의 의료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101개 시설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데니소바 조사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몇 주 간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 주(州) 점령 과정에서 병원 8곳을 완전히 파괴하고 37곳을 파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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