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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에 꼬인 파리로 사망사건 규명…국내 첫 도입

등록 2022.05.17 10:30:00수정 2022.05.17 11: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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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시체에 나고 자란 구더기 분석
미국·유럽선 보편적 수사기법
경찰, 최초 법곤충 감정실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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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 지난해 7월, 부산에서 80대 노모가 사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변사체에서 발견된 구더기를 확인했다. 괴사 상처에서 발견된 구더기 길이는 약 1~1.5㎝로, 사망 3일 전에 이미 산란한 것으로 추정됐다. 살아있는 동물 등에 구더기가 발생하는 이른바 '승저증'이었다. 수사를 이어간 경찰은 아들이 병든 노모를 제대로 간호하지 않고 버려둬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존속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다.

변사체에 꼬인 파리나 유충 등을 분석해 사망 시간, 시신 이동 여부, 약물 사용 여부 등을 추정해낼 수 있는 법곤충 감정기법이 국내 수사기관 최초로 도입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7일 법곤충 감정기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국내 최초 법곤충 감정실을 충남 아산 경찰수사연수원에 개소했다고 밝혔다.

변사사건에서의 사망시간은 정확한 사인 등을 확인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다. 그간 사망시간 추정은 체온 하강이나 시신 얼룩, 시신 경직, 위 내용물 소화 상태 등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오래됐거나 부패한 시신은 기존 방식으로 사망시간 추정이 쉽지 않다.

이에 반해 법곤충 감정기법은 시신에서 발견된 곤충의 종류와 성장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소 3일 이상에서 최대 계절 단위까지 중장기적인 사망시간 추정이 가능하다. 시체를 먹고 자란 유충의 나이를 추적하는 등 방식인데, 곤충 종류별로 온도에 따른 성장 속도가 일정하다는 특성을 활용한 기법이다.
 
법곤충 감정기법은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영역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적 수사기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법곤충 감정기법이 쓰이기 시작한 건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변사사건이 최초다. 하지만 법곤충 전담 감정실이나 전문인력·데이터 부족 등으로 사실상 수사기법으로서 발전은 제자리걸음 상태였다.

경찰청은 2016년부터 5년 동안 고려대 법의학교실과 함께 법곤충 관련 연구개발을 통해 한국에 서식하는 주요 시식성 파리 3종에 대한 성장데이터를 구축하는 등 기반을 마련해 왔다. 이날 출발하는 법곤충 감정실로 그간의 연구개발 성과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변사사건 외에도 산 사람에서 발생하는 구더기(승저증) 분석을 통해 노약자에 대한 방임·학대는 물론 동물 학대·유기 등 다양한 분야에 수사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법곤충 감정기법을 통해 변사사건의 수사역량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국가의 마지막 사회적 책무인 만큼 모든 변사사건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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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7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곤충을 통해 사망시간을 추정하는 법곤충 감정기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법곤충감정실(Forensic Entomology Lab)을 개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충남 아산시 경찰수사연구원 내 법곤충감정실에서 연구사가 업무하는 모습. (사진=경찰청 제공) 2022.05.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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