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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명 다녀갔다' 5·18 42주년 하루 앞두고 추모 열기 뜨거워

등록 2022.05.17 14:24:34수정 2022.05.17 14: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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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참배객 규모 예년 수준 회복
"교과서에 상세하게 다뤄졌으면" "헌법 전문 수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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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하루를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고 이정연 열사의 어머니 구선악(82) 여사가 오열하고 있다. 2022.05.17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이영주 기자 =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정부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오월 영령의 뜻과 정신을 계승하려는 참배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지난 2년 간 주춤했던 참배객 수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며 추모 열기가 뜨겁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자 몸 바쳐 헌신한 오월 영령들을 기리기 위한 참배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단체 참배에 나선 중학생들은 열사들의 행적을 전하는 해설사들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을 지그시 감으며 오월 광주의 아픔을 되새기는 모습이었다.

전남 나주 남평중학교에 재학 중인 조영길(16)군은 박관현 열사 묘를 참배한 뒤 "열사들의 눈물 겨운 투쟁 과정이 인상 깊었다"며 "교과서에서는 열사들이 계엄군에 의해 구타 당했다, 숨졌다 등으로만 쓰여있어 자세한 내용까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참배를 통해 열사들이 무얼 위해 싸웠고 어떻게 숨지셨는지 잘 알게 됐다"면서 "학생들이 5·18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며 교과서에서 5·18 관련 내용을 자세히 다뤘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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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학생 참배객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2022.05.17. wisdom21@newsis.com



홍용학(60)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업국장은 나병식 열사의 묘소 앞에서 먹먹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 열사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을 처음 구성한 당사자이자 민주화에 헌신한 등불 같은 존재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출범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분이기도 하다"며 "그의 빈자리가 5월마다 너무 크게 느껴진다. 살아계셨을 적 목소리며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늘 위에서는 평온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정근(62)씨는 박금희 열사와 먼 친척 정도 된다고 밝히며, 박 열사 묘소 앞에 자그마한 국화 꽃바구니와 자신의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남겼다.

신군부가 5·18 항쟁 열사 가족들을 외부와 고립시킨 탓에, 친척이면서도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수십 년 동안 박 열사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그러다 수년 전에야 박 열사의 소식을 전해 들은 노씨는 이후 매년 박 열사의 묘소를 찾고 있다. 혹시 모를 유족들과의 만남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노 씨는 "월남전에 참전한 금희의 오빠는  국가를 위해 희생됐는데 금희는 국가가 쏜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나야 했다. 이 무슨 역사의 아이러니냐"며 "올해 만큼은 금희의 가족과 연락이 닿아 함께 추모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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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최은홍 열사 묘 앞에서 어머니 이금순 여사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22.05.17. wisdom21@newsis.com




42년 전 계엄군의 무자비한 총칼에 가족을 잃은 5·18 유족들도 추모제를 마친 뒤 묘역에서 가슴 속 응어리를 눈물로 쏟아냈다.  

이정연 열사의 어머니 구선악(82) 여사도 일 년 만에 만나는 아들의 묘소 앞에서 가슴앓이하며 울분을 터트렸다.

'내 아들아, 내 아들아'를 연신 외치는 목소리는 갈라질 대로 갈라져 묘소 허공에 메아리쳤다.

1980년 5월 당시 전남대학교에 다니던 이 열사는 20살의 나이로 시민군에 자원, 5월 27일 새벽 전남 도청 사수 최후의 항쟁 당시 계엄군이 쏜 총탄에 쓰러졌다.

항쟁 참여 이후 부상 후유증으로 기나긴 투병 끝에 생을 마친 최은홍 열사의 어머니 이금순(82)씨 역시 아들의 묘 앞에서 끓어오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최 열사는 항쟁 당시 도청에 나갔다가 계엄군이 쏜 총격에 큰 후유증이 남아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았다. 27년 간 한 많은 투병 생활을 하다, 지난 2008년 세상을 등졌다.

소복 차림의 이씨는 아들 사진 묘비석을 어루만지면서 "이렇게 잘 생긴 내 아들이...그 많던 재능 한 번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얼마나 한 맺혀서 살다 갔겄소..."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아들이 생전 좋아하던 맥주와 쥐포를 꺼내 묘 앞에 차려놓은 이씨는 "진상 규명도 제대로 못하고…억울한 내 아들은 어찌하느냐"며 한맺힌 목소리로 울먹였다.  

광주시민 최인수(43)씨는 "참배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의 참 의미를 다시 되새겨본다. 오월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겨 더이상 흔들리지 않는 5·18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은 9만6307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 처음으로 참배객이 예년 수준인 9만 명대를 회복했다.

감염 폭증세 탓에, 정부 공식 기념식조차 99명만 입장했던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동안 참배객 2만9241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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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민중항쟁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추모제에 참석한 오월 어머니들이 헌화·분향하고 있다. 2022.05.17. wisdom21@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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