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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스·래디쉬 합치는 카카오…북미판 ‘이태원 클라쓰’ 나올까

등록 2022.05.19 14: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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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으로 판도 뒤집을 킬러 콘텐츠 발굴 가능성 높여

각자 서비스 유지하되 노블코믹스 등 플랫폼 경계 지우기

북미 시장서 네이버와 패권 경쟁 심화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마침내 프리미엄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합병한다.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일환이다. 카카오는 미래 10년 키워드로 비욘드 코리아·비욘드 모바일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합병으로 네이버가 앞서 있는 북미 웹콘텐츠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북미권에서도 ‘이태원 클라쓰’, ‘사내맞선’과 같은 킬러 콘텐츠가 발굴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져서다. 킬러 콘텐츠가 생산되면 영화, 만화, 게임, 음악 등 다양한 미디어에 접목해 그 규모를 확장할 수 있다.

카카오, 타파스·래디쉬 합병 전격 결정…래디쉬가 존속법인으로 남은 이유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18일 타파스와 래디쉬는 각각 이사회를 거쳐 두 회사의 합병을 최종 결의했다. 존속법인은 래디쉬로 타파스 미디어를 흡수하는 형태다. 합병 비율은 래디쉬와 타파스가 각 1:18로 책정됐다.

2016년 미국에서 설립된 래디쉬는 모바일 특화 웹소설 플랫폼이다. 북미 시장을 기반으로 한다. 매출은 2019년 22억원에서 지난해 10배 이상 늘어난 220억원을 기록했다.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400만 건을 넘어섰다.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100만 명에 달한다.

타파스는 래디쉬보다 빠른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범했다.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이다. 지난해 기준 월 이용자 수(MAU) 350만명 이상에 작품 10만여종을 보유하고 있다. 지식재산권(IP)은 80여개에 달한다. 규모 면에서는 래디쉬를 압도한다.

양사는 오는 8월 1일 합병기일을 목표로 잡았다. 앞으로 새로운 합병 법인명 등을 포함해 상세 절차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새 합병 법인 최고경영자(CEO)는 타파스 창업자인 김창원 대표가 맡는다.

왜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래디쉬가 존속 법인으로 남게 됐을까. 이는 합병 완료 속도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둘 다 미국기업이다 보니 현지 로펌을 통해 법률 등 자문을 받았다”라며 “래디쉬를 존속법인으로 했을 경우 합병을 좀 더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증권거래법 등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법률 검토에서 나온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두 기업을 왜 합칠까…네이버와 패권 경쟁

카카오가 양사를 합치기로 결정한 것은 “북미 1위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라는 목표 때문이다.

카카오는 합병 결의 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자료를 내고 “이번 합병은 타파스와 래디쉬가 북미에서 쌓아온 이야기 IP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창출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성장 동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합병 후에도 각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여기에는 래디쉬가 지난해 인수한 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까지 포함된다. 김창원 합병법인 대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시너지의 일환으로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경계를 허무는 ‘노블 코믹스 시스템’을 강화한다. 노블코믹스는 인기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하고, 영상화 작업을 통해 콘텐츠 영향력을 키우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나 혼자만 레벨업, 템빨 등이 꼽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에서도 히트 IP 사례 발굴에 착수했다. 영상화 과정에 디즈니, DC 코믹스, 워너 브라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 출신들의 경험도 녹여낼 계획이다.

또 이태원 클라쓰, 경이로운 소문, 사내맞선과 같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국내 IP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현지에 선보인다. 이를 통해 매출을 견인할 계획이다. 카카오가 이같이 자신하는 이유에는 각 플랫폼별로 핵심 이용자층이 뚜렷하게 나뉘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래디쉬는 로맨스 중심의 여성팬, 오시아월드는 무협·판타지가 핵심으로 이용자 95%가 남성”이라며 “타파스는 이용자층이 고른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 플랫폼의 결합으로 이용자층을 넓히고, 회사가 보유한 장르 등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타겟층을 확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카카오엔터와 네이버의 콘텐츠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월 이용자 7200만명을 넘어선 웹툰 플랫폼 네이버웹툰을 운영 중이다. 네이버웹툰은 북미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 웹소설 플랫폼 캐나다 왓패드를 6500억원에 인수했다. 네이버 역시 웹툰의 웹소설화, 웹소설의 웹툰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며, 북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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