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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밀·돼지고기 가격 인상 '3중고'…돈가스집마다 '비명'

등록 2022.05.20 08:40:06수정 2022.05.20 0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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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서울 남산에 위치한 한 돈가스 가게에서 판매하는 왕돈가스. 2022.05.19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서울 남산에 위치한 한 돈가스 가게에서 판매하는 왕돈가스. 2022.05.19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최근 식용유, 밀가루, 돼지고기가 식품 원자재 값 인상의 3대 주범으로 꼽히는 가운데 이들 3종의 식자재를 핵심 재료로 쓰는 돈가스 전문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남산의 명물인 남산돈가스 거리에 위치한 돈가스 매장들은 주차까지 가능한 대형 전문점으로 코로나19로 손님이 크게 줄면서 수 개월 간 문을 닫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손님들이 다시 늘면서 영업에 숨통이 트였지만, 식자재 가격 폭등이 또 다시 발목을 잡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한 돈가스 전문점은 식자재 가격 압박을 견디지 못해 최근 돈가스 가격을 일제히 1000원씩 올렸다. 대표 제품인 왕돈가스는 1만500원에서 1만1500원이 됐다.

이 음식점 직원 A씨는 "거리두기가 풀리며 손님들이 느는가 싶었는데 이젠 식자재 값이 모두 급등해 돈가스 가격을 안 올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남산돈가스 거리의 다른 돈가스 음식점들도 대부분 가격을 500원에서 1000원씩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돈가스 원자재 값 상승의 면면을 보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남산의 한 돈가스 전문점의 경우 돼지고기(국내산 등심) 가격이 지난해 1㎏ 당 1만원에서 현재 1만3000원으로 30% 올랐다. 식용유는 18리터 1통에 2만95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76% 인상됐다. 밀가루도 20㎏ 한 포대에 1만95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44% 급등했다.
 
치킨집도 원자재 값 급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성동구의 한 치킨집 점주는 "2만7000원 하던 식용유 한통이 현재 5만원으로 올랐다"며 "장사를 해도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는 내달 식용유 가격이 5만2000원으로 오르고, 앞으로 10만원까지 간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식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물류 대란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창지대로 이번 전쟁으로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사료 가격이 동반 상승해 육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육 가격이 급등하며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까지 끌어올렸다는 진단이다.

식용유 가격 상승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 원인이다. 우크라이나는 해바라기유 최대 수출국으로, 전쟁 발발로 수출길이 막히며 식용유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밀가루 가격도 세계 1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견조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밀 수출 금지 조치로 앞으도 가격이 더 오를 기세다.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세계 밀 생산량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주로 미국에서 밀을 수입해 인도 밀 수출 금지령이 당장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미국 가뭄까지 겹치며 밀가루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조짐이다. 사료용 밀 가격도 추가로 올라 육류 가격 인상을 한층 부추길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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