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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태어나 가나 대표로 월드컵을 뛴다?[스잘알]

등록 2022.05.24 0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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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한국과 카타르월드컵서 만나는 가나, '이중 국적' 귀화 추진

무분별한 귀화 막으려 FIFA가 귀화 규정 강화

인재풀 큰 브라질, 전 세계적으로 귀화 선수가 가장 많아

중국, 중동 등 남미 선수 귀화시켜 전력 강화해

귀화에 보수적인 한국 축구, 역대 대표팀에 귀화 선수 없어

쇼트트랙, 탁구 등 타 종목은 귀화가 비교적 자유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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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아스널 신예 공격수 은케티아. 2022.05.08.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스포츠에서도 귀화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제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국적으로 바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이 큰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걸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오는 11월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과 대결하는 가나 축구대표팀도 전력 보강을 위해 귀화 작전을 펴고 있다.

◆국적을 갈아타는 귀화 선수

스포츠에서 귀화 선수는 원 국적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의 국적을 얻는 선수를 말한다. 귀화선수의 유형은 크게 두 자리로 나뉜다. ▲해당 국가와 혈연적으로 관련이 없지만, 해당 국가의 리그에서 오래 뛰어 귀화요건을 갖춰 귀화한 경우와 ▲혈통상 해당 국가와 연관돼 해당 국가의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엔 용병의 개념으로 귀화 선수를 데려오는 경우가 있었으나, FIFA가 무분별한 귀화를 막기 위해 규정을 확립하면서 이제는 해당 규정에 부합해야만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다.

스포츠에서 선수가 귀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해당 국가에서 활동하면서 살기 위함이다. 외국인 선수로 활동이 가능하지만, 외국인이라는 한계로 커리어를 이어가는 데 지장이 있을 때 귀화를 시도한다.

또 자국 국가대표로 뛰기엔 워낙 선수층이 두꺼울 땐 그보다 경쟁이 덜한 다른 나라에서 국가대표로 뛰려고 귀화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축구에선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세계적인 강호들에 자주 있는 일이다. 또 흔치는 않지만, 자국의 정치적인 문제로 귀화를 선택하는 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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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자=AP/뉴시스]가나 축구대표팀 . 2022.03.29.

◆축구에서의 귀화

과거엔 축구에서 국적 변경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두 국가 이상의 대표로 월드컵에서 뛰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탈리아 계통의 남미 태생자인 '오리운도(Oriundo)'다. 1930년대 이 혈통에 해당했던 루이스 몬티는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대표로 뛴 뒤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은 이탈리아 대표로 뛰었다.

이처럼 축구는 귀화 선수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포츠 중 하나였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인재풀이 큰 브라질은 전 세계적으로도 귀화 선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과거 첼시, 바르셀로나 등에서 뛴 세계적인 미드필더 데쿠는 브라질이 아닌 포르투갈로 귀화해 월드컵에 나갔고, 스페인으로 귀화한 마르코스 세나, 디에고 코스타 등도 대표적이다. 가까운 일본도 1998년 첫 월드컵 무대를 밟았을 때 브라질 출신 로페스를 귀화시킨 적이 있다.

하지만 귀화 선수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이용해 브라질 선수를 귀화했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에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엘케손 등이 중국 유니폼을 입고 나섰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한국 축구계는 귀화 선수에 소극적이었다. 프로축구에선 성남 일화(현 성남FC)와 안양 LG(현 FC서울) 등에서 뛴 골키퍼 신의손이 대표적인 귀화 선수로 주목받았으나, 대표팀까지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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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AP/뉴시스]아틀레틱 빌바오의 이냐키 윌리엄스. 2022.02.10.

K리그 최고의 외인으로 평가받았던 샤샤, 데니스 등도 한국인이 됐지만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고, 라돈치치와 에닝요, 조나탄 등도 월드컵 시즌에 귀화설이 제기됐지만, FIFA에서 요구하는 귀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성사되진 못했다.

정서적으로 한국 대표팀은 귀화 선수에 대한 문턱이 높다. 한국말과 한국인의 정신이 없이 단순히 월드컵만을 위해서 귀화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불편하다는 국민적 정서가 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자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실력이 늘어나 귀화 선수에 의존할 필요도 없어졌다.

◆쇼트트랙 빅토르 안 등 타 종목 귀화 사례

축구에 비해 타 종목은 비교적 귀화에 자유로운 편이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은 쇼트트랙으로 한국 대표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있다. 지난해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임효준이 중국으로 귀화하기도 했다.

중국이 대세인 탁구에서도 귀화 선수가 적지 않다. 중국 내 치열한 경쟁으로 대표팀에 오르지 못한 선수들이 한국 귀화를 선택하곤 한다. 중국 선수였던 탕나와 쉬레이가 각각 당예서, 석하정으로 귀화해 한국 대표로 활동했었다.

농구도 라건아가 2018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에서 한국을 대표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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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김운협 기자 = 1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일본 가시와 레이솔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전북현대 에닝요가 프리킥을 하고 있다.  uh0820@newsis.com

동계스포츠에선 바이애슬론의 티모페이 랍신 등이 태극기를 달고 올림픽 무대를 누빈 바 있다.

◆귀화 선수가 월드컵에 나가려면?

FIFA가 귀화 선수 규정을 강화한 건 2000년대 초 카타르 등 중동 국가의 무분별한 선수 영입 때문이다. 결국 FIFA는 2004년 비상위원회를 열고 귀화 조건을 재정립했다.

처음에는 귀화할 선수 본인 혹은 생물학적 부모 및 조부모가 해당 국가에서 태어났거나, 본인이 최소 2년간 거주해야 귀화가 가능했다. 이 규정은 2008년 보완돼서 2년 거주 규정이 18세 이후 해당국에서 최소한 5년을 지속해서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바뀌었다.

2020년엔 21세 이하 유소년 선수의 경우 최대 3경기까지 A매치를 치렀더라도 국적 변경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또 월드컵 본선이나 대륙별 국가대항전 본선 출전자는 국적 변경이 불가능하지만, 예선 출전자는 국적 변경의 규정을 허용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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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뉴시스】허상욱 기자 = 16일 오후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09 여자프로축구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현대제철과 대교의 경기에서 대교가 1대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교캥거루 선수들이 신의손 코치를 헹가레하고 있다. wook@newsis.com

◇가나의 '이중 국적' 귀화 작전

FIFA의 귀화 규정이 복잡해졌지만, 이중 국적자는 상대적으로 제한이 덜하다. 일단 해당 국가에 5년 연속 거주해야 하는 조건에서도 자유로워 A매치 출전 기록만 충족한다면 본인의 의사에 따라 얼마든지 국적으로 바꿔 월드컵에 나설 수 있다.

한국, 우루과이, 포르투갈과 함께 카타르월드컵 H조에서 경쟁하는 가나축구협회가 이중 국적자의 귀화를 위해 팔 걷고 나선 이유다.

가나가 점찍은 이중 국적 귀화 선수는 약 7명이다. 에디 은케티아(아스널),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 타리크 램프티(브라이튼), 안스가르 크나우프(도르트문트) 등이 가나 귀화에 긍정적이거나, 귀화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뛰는 이냐키 윌리엄스, 네코 윌리엄스 형제도 최근 가나 대표팀에 합류할 거란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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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첼시의 공격수 칼럼 허드슨-오도이. 2021.11.23.

이들은 부모님이 가나 출신으로 타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성인 대표팀 출전 기록을 충족해 가나 대표팀으로 월드컵에 뛰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나가 이중 국적 작전이 성사되면, 한국에게도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나를 1승 제물로 꼽고 있다. 우루과이, 포르투갈보다 상대적으로 승점을 챙길 확률이 높다.

하지만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이중 국적 선수들을 대거 데려올 경우 H조 최대 다크호스가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물론 단기간 조직력을 올려야 하는 단점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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