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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영국계' 알바니즈 새 호주 총리는…"빈민가 출신 사생아"

등록 2022.05.23 07: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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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 해외여행 중 만나 임신…결혼 이르지 못 해

빈민가서 살며 연금 의존…이웃에 식량 의지도

"내 인생 여정이 많은 호주인에게 영감 되길"

[시드니= AP/뉴시스] 호주의 새 총리로 당선된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가 22일 (현지시간) 열광하는 지지자들과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2022.05.23.

[시드니= AP/뉴시스] 호주의 새 총리로 당선된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가 22일 (현지시간) 열광하는 지지자들과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2022.05.23.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호주 신임 총리로 당선된 앤서니 알바니즈(59)는 호주 첫 비 영국계 총리이자, 홀어머니 밑에서 연금에 의존하며 자란 '흙수저'다.

22일(현지시간) 미국 ABC,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알바니즈는 자신을 "호주 최초 비 앵글로-켈틱계" 총리로 묘사한 첫 비 영국계 총리다.

알바니즈는 시드니 교외 빈민가에서 아일랜드 호주계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이탈리아계로, 해외여행 중 아버지와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곧 사망했다고 어머니한테서 전해 들었다.

사실 알바니즈의 어머니는 해외에서 생부를 만나 임신했으며, 알바니즈 아버지가 당시 이탈리아 약혼녀를 둔 상태여서 결혼에 이르진 못했다. 당시 젊은 가톨릭 여성으로 혼외 자녀를 둔 것에 심적 어려움을 느낀 모친은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까지 비밀로 했다.

알바니즈는 2002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생부를 찾기 시작했고, 2009년 이탈리아 남부 바를레타에서 아버지와 만났다. 당시 알바니즈는 호주 교통부 장관으로 이탈리아 출장 중이었다.

알바니즈의 어머니는 시드니 외곽 공공주택에 살면서 장애인 연금에 의존해 아들을 키웠다. 어머니가 연금으로도 알바니즈를 부양하지 못하게 될 때는 이웃들에게 음식을 의존하기도 했다.

알바니즈는 지난 1월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당시 일을 회상하며 "매일 나 같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결의를 갖게 했다"고 돌아봤다.

알바니즈는 12살 공공주택이 개발업자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임대료 파업 조직을 도우면서 처음으로 정치 운동에 참가했다.

알바니즈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22살에 청년 노동당 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가족에서 대학에 입학한 첫 사례이기도 했다.

[시드니(호주)=AP/뉴시스] 호주 새 총리로 선출된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시드니 호주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22.05.23.

[시드니(호주)=AP/뉴시스] 호주 새 총리로 선출된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시드니 호주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22.05.23.


알바니즈는 전날 당선 기념 연설에서 "장애인 연금 수급자인 싱글맘의 아들이자, (시드니 빈민가) 공공주택에서 자란 내가 호주 총리가 됐다"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모든 부모는 다음 세대가 더 많은 것을 (갖길) 원한다"며 "내 어머니는 내가 더 나은 삶을 살길 꿈꿨고, 내 인생 여정이 많은 호주인에게 영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알바니즈는 전날 열린 호주 총선에서 신임 총리에 당선됐다.

알바니즈 대통령은 23일 취임 선서를 한 뒤, 다음날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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