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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비주택 거주 가구 36만…LH '이주지원 119센터' 분주

등록 2022.05.24 13:50:32수정 2022.06.07 16: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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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택거주자 이주정착 지원사업' 담당 오태승 씨

"열악한 곳 많아…3개월인 사후 관리 연장했으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서류상으로는 반듯한 2층짜리 건축물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벽에 곰팡이가 가득 피어 있는 오래된 2층 단칸 월세방에 살고 있는 A씨. 화장실도 없는 낡은 비닐하우스에서 10년 이상 생활하는 B씨.

24일 통계청 주거실태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으로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등 주택 이외의 거처(비주택주거)에서 거주하는 가구는 36만9501가구에 달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주지원 119센터'를 통해 쪽방,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 비주택 거주 취약계층의 주거상향 지원하는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오태승 씨는 주거복지재단 소속 사회복지사로서 LH 남양주권 이주지원 119 센터에서 A씨나 B씨와 같은 비주택거주자를 위한 이주정착 지원업무를 담당한다.

지난해 5월부터 남양주, 구리, 가평 지역 주거취약계층의 공공임대주택 입주와 정착을 돕고 있다. 이주를 희망하는 취약계층의 사정을 듣고 그에 맞는 임대주택 물색한 이후 공공기관의 사회공헌기금을 통해 보증금, 이사비, 생활필수품 등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이사 후에도 3개월간은 안정적으로 정착됐는지 모니터링한다.

오씨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이주정착 지원 대상자 주거를 방문해 주거현황을 조사하는 일이다.

오 씨는 "현장에 직접 나가 보면 여기서 어떻게 지내실까 싶을 만큼 열악한 주거지가 많다"며 "이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자격 심사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하면 사례자의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현장을 다닐수록, 자칫 서류만 보고 놓치는 사례자가 한 분이라도 생기면 안 된다는 마음이 커진다"고 주거복지 현장 실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닐하우스에서 살다가 지난해 7월 경기 하남시 미사신도시의 영구임대 아파트로 이주한 60대 여성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오 씨는 전했다.

오 씨는 "맹지 위에 대충 지어진 비닐하우스에서 거주하시던 60대 여성을 이주시켰는데 이주 초반엔 아파트 생활이 익숙지 않아서 무섭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도와줘서 고맙다는 그 분 말씀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좀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오 씨는 이주정착 지원사업의 장점으로 지역사회와 이주지원 119센터가 연계해 추진한다는 점을 꼽는다. 임대주택과 주거급여를 지원하는 LH, 입주자 특성 및 복지 수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주민센터와 주거복지재단 등 지역사회가 협력해 주거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오 씨는 '비주택거주자를 위한 이주정착 지원사업'이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씨는 "이주 후 3개월 동안만 관리하기 때문에 온전히 사례 관리를 할 수 없다"며 "전세임대 계약기간이 끝나는 2년 후에 사례자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도록 사후 관리 기간을 연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씨가 담당하는 LH의 '비주택거주자 이주정착 지원사업'은 고시원, 여관, 쪽방, 비닐하우스 등 주택이 아닌 곳에 3개월 이상 거주하거나 18세 미만 아동을 가구원으로 둔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범죄·가정폭력 피해자, 출산예정 미혼모 등 긴급주거지원이 필요한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소득은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여야 하고, 총 자산은 2억42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LH에서 설치한 이주지원 119센터에서 직접 이주 희망 수요를 발굴하고 일대일 상담을 진행해 입주자격 확인 및 신청 접수를 거쳐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2020년 1월부터 LH는 서울, 경기, 인천, 대구, 부산 등 비주택거주자가 밀집한 10곳을 추려 LH 지역본부 및 주거복지지사에 이주지원 119센터를 설치해 비주택 가구를 지원했다.

지난해 2021년 4월 이주지원 119센터를 50개소 추가 개설해, 현재 전국 총 60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각 지역 119센터에는 2명씩 배치되며, 사회복지사와 주거복지사가 우선 배치된다.

2020년 LH는 비주택가구 5502가구에게 공공주택 입주를 지원했고, 2021년에는 6026가구의 주거 이전을 지원했다. LH는 2020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총 4만호 주거상향을 추진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이주지원 119센터에는 비주택 거주자 외에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으로 긴급분리가 필요한 사람들의 이주까지 지원하고 있다"며 "상담을 통해 그 분들의 걱정을 덜고,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나가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비주택거주자를 위한 LH의 이주정착 지원사업과 관련된 세부 정보는 마이홈포털과 LH 콜센터를 통해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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