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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수성 미스테리 풀릴까?

등록 2022.05.24 12: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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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코어에 맨틀이 없는 특이한 형태의 작은 행성
프랑스에서 발견된 우브레 운석과 성분 유사
수십억년전 대충돌로 3분의1이 깨져 나가면서
혜성벨트에 섞인 뒤 지구에 떨어졌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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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미 항공우주국(NASA)가 발사해 2011년부터 2015년 동안 수성 궤도를 운행한 메신저 우주선이 촬영한 수성의 모습. (출처 NASA 홈페이지) 2022.5.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태양계 행성 가운데 수성은 미스테리한 존재다. 태양계 다른 행성들과 달리 지구의 중심부를 크게 차지하는 맨틀과 같은 코어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가 당초 수성은 현재보다 2배가 넘는 거대 행성이었지만 수십억년 전 거대한 물체와 충돌해 외층이 벗겨지고 현재의 작은 수성만 남았다는 이론이다. 훌륭한 가설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3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달과 행성과학 총회(Lunar and Planetary Science Conference)'에서 프랑스 로렌대 행성과학자 카미유 카르티에와 동료들이 수성에서 깨져나온 운석이 여러 박물관과 운석 보관소에 소장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을 연구하면 수성의 미스테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카르티에 박사는 현재로선 "수성 조각 샘플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샘플을 발견하면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행성의 자연사를 이해하는 "작은 혁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석협회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과 극지방을 포함한 전세계 곳곳에서 수집된 운석이 7만개에 육박하며 대부분 박물관이나 소장가들이 보관하고 있다. 이들 운석은 대부분 화성과 목성 사이의 띠에서 나온 것들이며 달에서 온 것도 약 500개 가량이 있다. 화성에서 온 것도 300개 이상이다.

태양계에서 태양에 가장 가까운 수성과 금성에서 온 화석이 전혀 없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를 설명하는 이론중 중력이 큰 태양에 가까워서 운석이 태양계 멀리까지 이동할 수 없을 것이라는 가설이 유력하다.

운석들 가운데 몇 개는 우브라이트라는 이름의 희귀한 종이다. 운석이 발견된 프랑스 우브레 마을의 이름을 딴 것들이다. 1836년 우브레에서 처음 발견된 이 운석은 색갈이 옅고 철 성분을 조금 포함하고 있다. 산소성분이 거의 없어 마그마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에서 발견된 우블레 운석은 약 80개 가량이다.

이들의 성분이 태양계 초기 수성에서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케한다. 카르티에 박사는 "우브레 운석이 수성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브레 운석이 실제 수성에서 나온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지난 2월 서거한 마노아섬 하와이대 클라우스 케일 박사는 2010년 우브레 운석이 수성에서 튀어나온 혜성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당시 다른 과학자들은 우브레 운석이 화성과 목성 사이의 혜성 벨트에 속한 E형 혜성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케일 박사는 우브레 운석이 태양풍에 의해 폭발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했다. 수성의 자기장 밖으로 탈출했다는 것이다.

반면 카르티에 박사는 우브레 화석이 초기 수성에 큰 물체가 충돌해 튀어나온 것이라는 가설을 지지한다. 수성 크기의 3분의 1에 달하는 질량이 대충돌로 튕겨져 나왔고 그중 일부가 태양풍에 밀려 현재의 혜성 벨트에 합쳐져 E형 혜성이 됐다는 것이다. 이들 혜성이 벨트에 수십억년 동안 머물면서 때때로 서로 부딪치기도 하고 태양풍에 폭발한 것이 우브레 운석에 나타나는 태양풍의 영향을 설명한다고 봤다.

카르티에 박사는 우브레 운석에 니켈과 코발트 함량이 낮은 점이 수성에서 유래한 것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항공우주국(NASA)가 발사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수성 주변을 운행한 메신저 우주선이 보낸 자료가 수성의 성분과 우브레 화석 성분이 유사하다는 것을 뒷받침했다.

카르티에 박사는 "우브레 운석이 거대한 초기 수성의 가장 외부의 맨틀일 것으로 본다. 그러면 수성 기원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지구에는 150년 이상 서랍이나 전시장에 보관된 수성의 파편이 있는 셈이 된다. 비록 수십억년전에 형성된 것이지만 말이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운석 전문가 새러 러셀은 "멋진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곳에도 우브레 운석 10개가 보관돼 있다.

그러나 카르티에 박사의 가설에 동의하는 과학자들은 많지 않다. 프랑스 웨스턴 브리타니대 지구화학자 겸 우브레 운석 전문가 쟝-알리 바라는 운석의 성분이 거대 수성 모델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우브레 운석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논문 저자들이 너무 희망적이다. 그들이 사용한 자료는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카르티에 박사는 이에 대해 자신이 가진 우브레 운석에서 오염으로 생겼을 가능성이 있는 성분을 제거해 니켈과 코발트 성분을 얻었다면서 자신의 주장이 맞다는 걸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서던퀸즐랜드대 혜성역학 전문가 존티 호너도 수성 유래 물질이 혜성 벨트에 진입해 수십억년 뒤 지구에 떨어졌다는 가설을 지지하지 않았다. "혜성 역학적으로 볼 때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카르티에 박사와 공동 연구한 프린스턴대 행성성분 전문가 크리스토퍼 스팰딩은 자신의 모델이 태양풍이 수성에서 혜성벨트까지 물질을 날려보내 E형 혜성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태양은 자성이 매우 강해 빠르게 회전했기 때문에" 소용돌이 태양풍이 발생해 수성의 일부를 멀리 혜성 벨트로 날려보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가능성으로 금성과 지구의 중력이 이들 물질을 잡아 당겨 혜성벨트까지 멀리 보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카르티에 박사의 발표는 조만간 검증될 예정이다. 유럽-일본 합동 베피콜롬보 우주선이 오는 2025년 12월 수성 궤도로 발사되기 때문이다. 카르티에 박사는 베피콜롬보 과학자들에게 지난달 초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베피콜롬보 과학자 로서리박사는 "인상적"이라면서 수성 표면에서 니켈 성분 증거를 찾아서 우브레 운석이 수성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큰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성의 현재 표면이 초기 수성의 일부에 불과하기에 "직접적 증거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가설을 발전시키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수성 유래설을 처음 제기한 스위스 베른대 천체물리학자 빌리 벤츠는 우브레 운석이 정말 수성에서 유래한 것이라면 초기 태양계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고 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대충돌이 흔히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대충돌이 행성계 구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카르티에 박사는 우브레 운석을 고압으로 녹이는 실험도 준비중이다. 실험 결과와 베피콜롬보 자료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면 우브레 운석은 갑자기 특이한 운석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운석이 된다. 태양계 가장 깊숙한 곳에서 유래한 운석이 되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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