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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하푼 미사일 제공…우크라 곡물 수출 재개 가능할 수도" WP

등록 2022.05.25 15: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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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푼 대함미사일, 러시아 해상 봉쇄 뚫을 첨단 무기"

나토 제공 정보 활용…러 타격용 하푼 활용 가능성

실전 배치까지 오랜 시간 소요…러 자극 우려 시각도

[워싱턴=AP/뉴시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우크라이나 국방 접촉 그룹'(UDCG) 2차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개전 89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의 진군이 매우 느리고 성공적이지 못하다며 전쟁 종료를 압박했다. 2022.05.24.

[워싱턴=AP/뉴시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우크라이나 국방 접촉 그룹'(UDCG) 2차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개전 89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의 진군이 매우 느리고 성공적이지 못하다며 전쟁 종료를 압박했다. 2022.05.24.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덴마크가 하푼 대함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하면서 해상 봉쇄에 나선 러시아를 뚫고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재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덴마크가 하푼 대함미사일과 발사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려는 계획은 러시아의 해상 봉쇄에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첨단 무기를 제공해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재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23일 화상회의로 주재한 47개국 국방 당국자들과의 '우크라이나 방어 자문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덴마크의 하푼 미사일 제공 계획에 각별한 감사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덴마크 양측 모두 하푼 미사일 및 발사대의 수량과 제원(諸元), 제공 시점 등 구체적인 제공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하푼 미사일 제조업체인 보잉사가 2013년 마련한 미사일 시스템 지침서에는 육지 기반의 연안 방어시스템 옵션이 명시돼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가브리엘류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지난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수출 선박 연합 호위 방안을 제안했다.

리투아니아의 이러한 제안은 러시아의 해상 봉쇄로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길이 막히면서 발생한 세계 식량위기 타개책의 일환이었다. 이집트 등 식량 수급이 시급한 국가들 중심으로 밀 수확기 동안 한시적으로 우크라이나 수출 선박을 호위하자는 취지가 담겼다.

다만 자칫 직접적인 군사개입으로 비춰지면서 러시아와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지 못했다.

당장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리투아니아의 제안에 관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세계적인 식량 안보 문제를 다루는 것이며 영국은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을 빼내기 위한 시급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원론적 차원의 공감대만 확인한 바 있다.

덴마크가 우크라이나에 하푼 미사일을 제공해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러시아의 해상 봉쇄를 뚫을 능력을 갖추게 되면, 궁극적으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 선박 운항이 재개될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과거 합동 전투탄 실사격 훈련 도중 한국 해군이 보유한 3200t급 구축함 양만춘함에서 발사된 하푼 대함미사일 모습이다. 2017.07.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과거 합동 전투탄 실사격 훈련 도중 한국 해군이 보유한 3200t급 구축함 양만춘함에서 발사된 하푼 대함미사일 모습이다. 2017.07.06. *재판매 및 DB 금지.

'고래 잡는 작살'이라는 의미의 하푼 미사일은 1970년대 미소 냉전시절 지상에서 근거리 바다의 소련 잠수함을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대함미사일이다. 보잉사가 제작을 맡은 하푼은 이후 발사 플랫폼에 따라서 지상·함정·항공기·잠수함 등 어디서든 발사가 가능토록 개량 작업을 거쳤다.

미 해군에 따르면 하푼 미사일 사정거리는 종류에 따라 최소 93㎞에서 최대 300㎞에 달한다. 위치정보시스템(GPS) 수신기와 안테나·레이더를 갖추고 있어 원거리에서 정밀 유도 타격이 가능하다. 가격은 1발당 100만 달러(약 1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알렉세이 무라비예프 호주 커틴 대학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하푼 미사일을 인수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제공한 정보를 활용해 표적을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흑해 연안에 위치해 있던 러시아 흑해 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함의 좌표 정보를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아 자국 넵튠 미사일로 침몰시킨 사례가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해군 참전용사 출신의 말콤 낸스 MSNBC 군사분석가는 "우크라이나가 터키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를 활용해 (하푼 미사일이 타격할 표적) 조준을 지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푼 미사일의 경우 우크라이나에 인도된다고 하더라도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WP는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이 하푼 미사일을 직접 운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훈련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라비예프 교수는 "대부분의 우크라이나 무기체계가 러시아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어 발사 플랫폼에 통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하푼 미사일 도입은 러시아의 남부 오데사 항구 점령 시도를 가속화 할 수 있고, 잠수함 공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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