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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사채왕' 마약 누명 피해자, 국가상대 손배소 패소…"경찰 공모 정황 없어"(종합)

등록 2022.05.25 18: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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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사기 도박 돈 받으려다 상해·마약 혐의
긴급 체포돼 2개월 옥살이…1심 벌금형
19년 만에 무죄…'경찰이 조작' 손배소
법원 "경찰 공모 인정 안 돼…수사 재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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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류인선 하지현 기자 = 일명 '명동 사채왕' 최진호씨가 지시한 마약 조작극에 연루돼 2개월간 옥살이를 한 60대 남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1심 재판부는 "경찰과 최씨가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4부(부장판사 이석재)는 A씨가 국가와 당시 경찰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가 허위로 A씨의 마약 소지 범죄를 조작하기로 최씨 등과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이 마약 소지자가 있다는 신고를 듣고 출동한 점 등에 비춰볼 때, 경찰이 사전에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B씨 등이 A씨를 상대로 위법한 수사를 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는 경찰관의 직무에 해당한다"며 "설령 필로폰 봉지에 대한 지문감식을 통해 다른 사람의 지문이 검출됐다 하더라도, A씨가 마약을 소지했다는 혐의를 벗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B씨가 재량 범위를 일탈해 필요한 수사를 다 하지 않은 게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경찰이 수행한 직무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1년 12월께 사기도박에 속아 잃은 돈을 받기 위해 한 커피숍을 찾았다가 최씨 일당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전치 3주의 상해를 가하고, 0.3g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현장에서 긴급 체포된 A씨는 2개월가량 옥살이를 하다가 1심에서 보석 신청이 인용돼 풀려났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고, 양측이 항소하지 않으며 형은 확정됐다.

하지만 사건 발생 7년 뒤 당시 최씨 일당 중 한 명이었던 정모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A씨 사건이 최씨 지시로 이뤄진 마약 조작극이라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최씨가 사전에 필로폰 봉지를 A씨 주머니에 넣으라고 지시했고, 때마침 들이닥친 경찰이 A씨를 긴급체포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A씨가 사기도박 관련 신고를 하려고 하자 이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필로폰을 소지한 적 없고 경찰들도 사전에 최씨 일당과 모의한 것'이라며 지난 2016년 7월7일 재심을 청구했다. 대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20년 12월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법원은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당시 필로폰을 소지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도 판단했고, A씨는 1176만원의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사건 발생 19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A씨는 당시 경찰이 사전에 최씨와 사건을 조작해 피해를 입었다며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B씨와 국가를 상대로 이번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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