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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으려다…서민 이자 부담 어쩌나

등록 2022.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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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 상승 대응 금리 인상

이자부담 커져 가계소비 위축 우려

자영업자·저소득층·청년층 취약

물가 잡으려다…서민 이자 부담 어쩌나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7%로 0.3%포인트 낮춘 상황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기조를 드러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금통위 정례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과 같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은이 물가 상승에 대응하려다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은 물가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가계 이자 부담이 늘면 그만큼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올해 5월까지 다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늘어나는 이자만 16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82만원 늘어나게 된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4조2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것이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 오를 때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4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산출됐다. 가계의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3조3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전체 이자 규모에 차주 수(약 2000만명)를 나눈 값이다.

실제 대출금리 인상폭은 기준금리 인상폭 보다 더 크기 때문에 가계의 이자 부담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출금리 상승이 가계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지난해를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2%포인트 오르면 가계 연간 평균 이자 비용이 329만원에서 489만원으로 160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 연간 평균 이자 비용이 433만원에서 643만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용직(323만원→486만원), 임시일용직(192만원→272만원) 등 다른 종사상지위보다 이자 비용 증가폭이 컸다.

연구원은 자영업자 가구의 특성상 대출 수요가 상용직 등 타 종사상지위 가구에 비해 높고 이에 따라 보유한 부채 규모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저소득층, 청년층도 재무건전성이 취약할 것으로 우려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특히 자영업자와 서민층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2030 '영끌족'의 경우 소득 대비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고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를 겪어보지 않아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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