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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 여성 강제 불임 수술…칠레, 20년만에 공식 사과

등록 2022.05.27 11:09:21수정 2022.05.27 11: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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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20살이던 피해 여성, 수년 간 미주인권위원회에 문제 제기

HIV 여성에 대한 차별 및 강제 불임 시술 당시 칠레 의료계 관행

[산티아고(칠레)=AP/뉴시스]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이 지난 4월27일 수도 산티아고의 라 모네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 도중 턱을 만지고 있다. 보리치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20년 전인 지난 2002년 공공병원에서 여성의 동의 없이 강제로 불임수술을 받게 한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2022.5.27

[산티아고(칠레)=AP/뉴시스]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이 지난 4월27일 수도 산티아고의 라 모네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 도중 턱을 만지고 있다. 보리치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20년 전인 지난 2002년 공공병원에서 여성의 동의 없이 강제로 불임수술을 받게 한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2022.5.27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AP/뉴시스]유세진 기자 =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20년 전인 지난 2002년 공공병원에서 여성의 동의 없이 강제로 불임수술을 받게 한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실제 이름이 아닌 프란치스카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당시 20살이었는데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 양성 반응자라는 이유로 강제 불임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녀는 미 워싱턴의 미주인권위원회에 소송을 제기, 수년 간 법적 절차를 밟아 왔다.

보리치 대통령은 "칠레 국가가 이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카는 HIV에 걸렸는데도 임신했다는 이유로 의료진들로부터 거듭 비난을 받았다. 의사들은 그녀에게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동안 동의 없이 불임 수술을 했고, 그녀는 마취에서 깨어난 후에야 이를 알게 됐다.

프란치스카가 낳은 아들은 HIV 음성이었다. 그녀는 여러 명의 아이를 갖는 것이 자신의 꿈이었다며, 불임 시술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칠레 법원은 프란시스카의 부인에도 불구, 그녀가 구두로 불임 수술에 동의했다며 그녀의 사건을 기각했다.

프란치스카는 성명을 통해 "국가의 사과를 나와 비슷한 일을 겪은 모든 사람들에 대한 약속으로 받아들인다"면서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우리는 여전히 의료 시스템에서 차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는 지난해 8월 미주인권위원회와 이 사건 봉인에 대해 합의했는데, 사과도 합의안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사과는 단지 프란치스카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프란치스카의 사건을 미주인권위원회에 제기한 비정부기구 출샌권센터의 카탈리나 마르티네즈 코랄은 "강제 불임 시술은 프란치스카에게만 행해진 것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의 체계적 관행이었다"고 말했다. 출산권센터의 2009년 보고서는 칠레에서 HIV에 감염된 많은 여성들이 의료 종사자들로부터 차별을 받고 임신하지 말라는 압력과 불임 수술을 받으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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